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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 “경기지표·실적 악화에도, 시장은 경기침체 회피 여부에 관심”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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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의 호재가 소진돼가고 있지만, 연말까지로 보면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BoA의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포트폴리오 전략 책임자인 마시 맥그리거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회사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새해 들어 두 번째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리밸런싱 및 리포지셔닝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생각되는 지난달의 순환매 중 일부는 이미 정체되기 시작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경제지표 및 기업 실적 전망과 시장의 기대가 따로 움직이고 있는 점을 BoA는 지적했다.
마시는 “BoA는 (올해 미국 경기가 침체될 것이란 전망을) 하반기에 완만한 경기침체 전망으로 미뤘지만, 시장은 경기침체를 피할지 여부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면서 “경기가 여전히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경제를 공기가 서서히 새고 있는 풍선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 전망치의 하향도 더 이어질 것으로 BoA는 전망했다. 지난주까지 작년 10~12월 실적을 공시한 S&P500지수 편입 기업들 중 주당순이익(EPS)이 전망을 초과한 기업은 약 69%로, 직전 분기의 70%대 중후반에서 뒷걸음질쳤다. 이를 두고 마시는 “기업의 이익 주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BoA는 가이던스(기업의 자체 실적 전망치)와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가 약세로 돌아선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마시는 “작년 6월엔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EPS 성장률을 10%로 예상했지만, 이 숫자는 올해 초부터 계속해서 줄어들어 현재는 약 1%”라면서 “BoA의 견해는 컨센서스보다 조금 더 보수적이다. (현재의) 컨센서스 추정치는 여전히 너무 낙관적이고,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주식 시장의 호재가 모두 소진된 환경을 전망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포지셔닝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방어적이고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라”는 가이드를 제시했다.

다만 전망하는 시점을 연말로 바꾸면 낙관할 이유가 있다고 BoA는 강조했다. 1928년 이후 1월에 주식시장이 상승한 해에는 약 80% 확률로 연간 성과도 평균 13%가량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마시는 “‘1월이 좋으면 나머지 달도 마찬가지’라는 월가의 속담처럼, BoA는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에 작년보다 주식이 더 긍정적일 수 있다”며 낙관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