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인상 반대 목소리, 만성 경영난 해소 의견 충돌
시민단체 "대중교통 정책 전면 재검토 시기"

광주지역 대중교통이 이용객 감소와 연료비 상승 등 운영난에 요금을 마냥 올릴수도,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위기에 처했다.

택시요금은 오는 3월 기본요금이 오를 예정이지만, 택시비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소비자의 불만과 인상액이 적다는 택시업계의 불만을 동시에 사고 있다.

도심 교통수요를 채워주던 마을버스는 전체 운행 노선 중 절반이 휴업 중이고, 시내버스도 만성적인 적자가 쌓이고 있으나 버스 요금 인상은 꿈도 못 꾸는 형국이다.

'택시비 오르고, 마을버스 끊기고'…광주 대중교통 진퇴양난
◇ 시민 부담과 업계 불만 사이에 낀 '택시요금 인상'
광주시는 오는 3월 광주지역 택시 기본요금을 3천800원~4천3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광주 택시 기본료는 2019년 1월 인상한 현행 3천300원이 4년간 이어지고 있다.

인건비·유류비·보험료 등 인상 요인 탓에 다른 공공요금을 동결하더라도 택시 요금만은 더는 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광주시는 인상을 검토 중이다.

당장 가스·전기 요금 등 생활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택시 요금마저 인상된다는 소식에 시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기본요금 인상과 함께 심야 할증 시간대 변경 등도 추진되는데 광주시의회 사전 간담회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도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반면 택시업계는 인상 폭이 경영난 해소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택시 업계는 2년 후 다시 인상하는 조건으로 4천60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야간 할증 시작 시각 변동과 할증률 20~40% 적용, 광주 인근 시외요금 할증 복합요금 설정 등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달 말 잡혀 있는 택시정책심의위원회에서 업계 측과 이견을 좁혀볼 생각이지만, 요금 인상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물가 대책심의위원회 심의도 예정돼 있어 시민 고충과 택시업계의 경영난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택시비 오르고, 마을버스 끊기고'…광주 대중교통 진퇴양난
◇ 멈추는 마을버스…시내버스 재정적자도 심각
시민의 또 다른 발인 버스업계도 재정적자 심화로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마을버스 운행이 중단된 노선도 늘어나 절반가량이 멈춰 섰다.

광주 관내에서는 총 12개 노선 81대의 마을버스가 등록돼 있는데, 순차적으로 휴업사태가 이어져 현재는 6개 노선만 운행되고 있다.

최근 광산구 농촌 마을인 평동 평지·봉정마을의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720-1번 마을버스가 재정여건 악화로 지난달 12일부터 휴업 중이다.

살레시오고에서 김대중컨벤션센터역 노선인 북구 799번 버스도 휴업에 들어갔다.

각 자치구는 마을버스 운행 중단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택시 이용권을 지급하거나 대체 노선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만성적자를 해소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광주시는 강기정 시장 지시로 마을버스 재정 손실 지원을 검토하고 있으나 실제 지원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시내버스도 마찬가지로 재정적자가 심각하지만, 물가 상승 상황에서 요금 인상은 검토도 못 하고 있다.

광주 시내버스 재정적자(준공영제 재정지원 비율)는 2019년 729억원(36.3%)에서 지난해 1천393억원(58.1%)로 급등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승객이 감소했으며, 연료비·인건비 등은 상승해 적자 폭이 커졌다.

광주시는 소모품을 공동구매하고 버스 광고판을 빽빽이 채워 수입 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85%에 달하는 연료비·인건비 비율 탓에 재정적자 폭을 줄일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대중교통 요금인상과 만성 경영난이 충돌하는 현 상황이 오히려 장기적 대책을 고민해야 할 적기라고 지적했다.

기우식 참여차지21 사무처장은 "단기적으로는 고물가 상황 서민 부담을 고려해 재정투입을 일시적으로 늘리더라도 요금 인상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요금 인상과 만성적자가 충돌하는 현시점이 대중교통 정책의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마다 재정적자가 급증하는 버스 준공영제를 완전 공영제로 전환해 도시철도 2호선(지선)과 시내버스(간선) 형태의 노선 재구성 등을 통해 운영 효율을 꾀하고, 수요가 없어 소외되는 교통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다.

'택시비 오르고, 마을버스 끊기고'…광주 대중교통 진퇴양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