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발 로켓 공격에 이스라엘 전투기·탱크 동원 보복
이스라엘 정부내 극우파 팔' 폭력 빌미로 정착촌 확대 등 강행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최고조…'제3의 인티파다' 우려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초강경 우파 정부 출범 이후 계속 커져 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폭발 직전의 상황을 맞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3번째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반(反)이스라엘 민중봉기)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 내 극우 세력이 주도하는 대팔레스타인 강경 조치가 팔레스타인의 무력 저항 수위를 높이고 이는 더 강경한 대처를 불러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IDF)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새벽 전투기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하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이번 조치는 지난 11일 이스라엘을 겨냥한 가자지구 발 로켓 공격에 대한 대응이며 공격 대상은 로켓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 물질을 생산하는 하마스 시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 확인 직후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스라엘 남부에서는 로켓 경보가 울렸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해 "가자지구에서 아군 전투기를 겨냥한 지대공 미사일 4발이 발사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보복 차원에서 가자지구 경계에 배치된 탱크를 동원해 하마스 관측소들을 공격했다면서, 관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양측의 무력 충돌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폭력적 저항과 이스라엘 정부의 강경한 대응이 충돌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앞서 지난 10일 동예루살렘 외곽의 버스 정류장에서는 30대 팔레스타인 남성이 모는 차량이 돌진해 유대인 3명이 사망했다.

7명의 유대인이 희생된 지난달 27일 동예루살렘 유대 회당 총기 난사 사건 2주 만에 벌어진 팔레스타인 주민의 유대인 공격 속에 이스라엘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정부 내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재무장관과 함께 국방부 내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 담당 장관을 겸하는 베잘렐 스모트히리는 12일 안보 관계 장관 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대팔레스타인 강경책 채택을 주도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최고조…'제3의 인티파다' 우려도
안보 관계 장관 회의는 차량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서안지구 내 7개 불법 정착촌 합법화, 예루살렘 내 경찰 및 국경 경찰 병력 증강 배치, 테러범 검거를 위한 대규모 수색 작전 등을 승인하고, 이를 우방인 미국에 통보했다.

팔레스타인 주민의 범죄를 빌미로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규정하거나 우려하는 정착촌 확대 등을 공공연하게 실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현지 언론은 이런 강경 일변도의 정책이 3번째 인티파다를 촉발할 수 있다는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의 최근 발언을 조명하고 있다.

번스 국장은 지난 2일 조지타운대학 특강에서 20년 전 외교관이었을 때 2차 인티파다를 경험했다면서 "매우 불행하게도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상황이 그때와 닮았다"고 우려했다.

2차 인티파다는 지난 2000년 9월 당시 야당인 리쿠드당 지도자이자 총리 후보였던 아리엘 샤론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교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을 도발적으로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반발한 팔레스타인 주민의 봉기를 이스라엘이 강경 진압한 이후, 자살 테러와 폭탄 공격 등으로 2005년까지 이스라엘에서 1천여 명의 민간인과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팔레스타인 주민도 3천 명 가까이 희생됐다.

1차 인티파다는 1987년 이스라엘 군용 차량이 가자지구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차량을 치어 4명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발생해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스라엘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5년간 양측의 2천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