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하이브 지분 인수설에 "모든 적대적 M&A 반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와 경영진이 이수만 창립자 및 최대주주가 카카오의 SM 지분 인수에 반발하며 가처분 신청을 낸 것과 관련 경영권 분쟁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 것에 대해 외부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반대한다고 했다.

10일 SM 이성수, 탁영준 대표를 포함해 센터장 이상 상위직책자 25인은 "지난 2월 3일 라이크기획의 단일 프로듀싱에서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계로의 변화를 발표했다. 이후 SM이 아티스트들과 함께 추구해 온 가치들까지 모두 무시하는 지분 매각 및 인수 시도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하이브가 SM의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 등 지분 인수와 관련된 사항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한 데 따른 입장이다.

SM은 "모든 임직원, 아티스트와 함께 힘을 모아 이번에 보도되고 있는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는 것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SM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카카오는 2171억을 들여 이를 전부 취득할 예정으로 SM의 지분 9.05%를 확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SM의 최대 주주는 이수만으로 지분율은 18.46%다. 그간 카카오는 이수만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을 이어왔으나 돌연 신주 발행과 전환사채 방식의 지분 확보를 발표했다.

이에 이수만은 "회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다"며 지난 8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SM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

SM은 카카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과 관련 "SM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SM 3.0의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M이 그리고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의 의미에 대해 카카오 측과도 충분히 소통하고 합의해 왔다. 결국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는 SM 3.0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경영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최대주주가 주장하는 경영권 분쟁과는 어떠한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수만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SM은 "2004년부터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개인사업체인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을 유지해 왔다"며 "프로듀싱 계약의 문제점에 대해 조기에 인지하지 못했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미미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작년부터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구체적인 의견 제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대주주 홀로 매년 영업이익의 상당한 부분(2015년부터 2021년까지 최저 27%부터 최고 199%까지)을 수취하는 구조로 인해 배당 등 주주환원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가 본격화되자, SM 내부에서도 점차 이러한 문제점을 생생하게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2022년 9월 15일 계약 조기종료를 통보했고, 2022년 10월 14일 당사의 이사회 결의에 의해 2022년 12월 31일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고 했다.

SM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밤낮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여 헌신하는 약 600명의 임직원이 있다"며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과 명예가 집중되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 집단 지성이 모여 함께 아티스트를 성장시키고, 그 기쁨과 보상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