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용보험기금 산재보험기금 등 고용노동부가 관리하는 4대 기금이 모두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 규모가 22조원이 넘는 산재기금은 손실액이 9000억원에 육박했다. 고용부가 7일 발간한 ‘기금 성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기금 운용 당기 수익률은 -0.89%였다. 지난해 목표 수익률은 1.95%였지만, 운용 결과 2018년(-2.22%) 후 4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자산군별로 보면 주식이 -22.79%로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해 적자 전환을 주도했다. 국내 주식은 -22.79%, 해외주식은 -12.07%로 전년도 수익률 대비 각각 26.92%포인트, 43.0%포인트 급락했다. 해외 채권도 -12.82%를 기록해 수익률 하락을 부추겼다. 국내 채권이 작년 말 금리 하락으로 손실이 줄어들면서 수익률이 -1.79%로 마무리돼 그나마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초 이후 국내외 주식, 채권의 동반 부진에 수익률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고용보험기금은 실업급여 지급 등 고용안정 사업에 쓰이는 자금이다. 고용보험기금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실업급여 지급 급증 등으로 운용 대상 적립금이 2018년 9조7097억원에서 지난해 6조4130억원으로 급감했다.

감사원은 올해 고용보험기금의 재정관리실태를 감사할 계획이다.

고용부가 운용하는 기금 중 가장 규모가 큰 산재보험기금도 막대한 손실을 봤다. 지난해 산재보험기금 운용 수익률은 -8.36%를 기록해 목표 수익률 3.47%에 크게 못 미쳤다. 2018년(-2.09%)에 이어 4년 만의 적자다. 손실액은 8549억원에 이르렀다. 자산군별로 보면 국내 주식이 고용보험기금과 마찬가지로 -22.29%의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저조했다. 해외 주식은 -12.06%를 기록했다. 산재보험기금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에 쓰이는 재원이다.

그 밖에 고용부가 관리하는 장애인고용기금과 임금채권보장기금도 지난해 수익률이 각각 -8.18%, -6.59%를 기록했다.

장애인고용기금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사업에 쓰이는 기금이며, 임금채권보장기금은 기업의 도산으로 퇴직당한 근로자에게 정부가 대신 지급하는 ‘체당금’에 충당하는 기금이다. 고용부 고용보험자산운용팀 관계자는 “수익률 급락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매년 3월 내놓는 연간 자산운용계획에서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