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상가건물 당 입점한 점포 수가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점포가 한 데 모여 있는 상가건물이 증가하면서 상가시장에도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부동산R114는 전국의 상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입주한 상가건물 당 점포 수는 58개에 달한다고 25일 밝혔다. 상가는 533곳이었고 점포 수 3만1140개로 조사됐다. 2021년 39개(상가 수 847개, 점포 수 3만3285개)에 비해 21개 더 늘어난 수준이면서 부동산R114가 조사를 시작한 2015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부동산R114 "상가도 규모의 경제 따른다…건물 당 입점 점포수 증가"
권역별로 지난해 입주한 상가건물 당 점포 수는 수도권 64개(상가 수 392개,점포 수 2만5269개), 지방 42개(상가 수 141개,점포 수 5871개)로 조사됐다. 수도권에 점포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이유는 '근린상가' 입주물량이 집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에서 입주한 근린상가 건물 한 곳 당 점포 수는 80개(수도권 88개, 지방 54개)로 타 유형에 비해 많았다.
부동산R114 "상가도 규모의 경제 따른다…건물 당 입점 점포수 증가"
상가 규모에 따른 영향력은 가격에도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거 수요를 배후에 둔 근린상가와 단지내상가의 가격 비교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지난해 기준 서울의 상가건물 당 점포 수가 가장 많은 근린상가(1층 기준)의 3.3㎡당 평균 매매가격과 임대료는 각각 8763만원, 24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점포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단지내상가의 경우 매매가격 6244만원, 임대료 20만6000원으로 모두 근린상가에 비해 낮았다.
부동산R114 "상가도 규모의 경제 따른다…건물 당 입점 점포수 증가"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근린상가나 복합쇼핑몰과 같이 규모가 큰 상가 내에서도 위치나 업종에 따라 점포별 가격과 수익률은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가 요구된다"며 "고객 접근성이 낮은 고층 및 지하층, 주출입구에서 먼 안쪽에 위치한 점포는 가격 수준이 낮고 공실 발생 우려가 크기 때문에 전체 상가의 규모나 가격만 보고 매입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통 상권 등 상가건물이 도로 등에 접한 입지 특성도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