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스캔들' 유럽의회 전 부의장, 결백 호소에도 석방 또 불허
카타르발 뇌물 스캔들 연루 혐의로 기소된 에바 카일리 전 유럽의회 부의장의 석방이 또 불허됐다.

벨기에 연방검찰청은 19일(현지시간) 오후 보도자료에서 법원이 카일리 전 부의장에 대한 미결구금 연장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카일리측이 계속 결백을 호소하며 석방돼 재판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이번에도 받아들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9일부터 구금 상태인 카일리 전 부의장은 최소 한 달은 더 구치소 생활을 할 전망이다.

앞서 이날 카일리는 초췌한 모습으로 석방 여부 심사를 받기 위해 직접 법원에 출석했으며, 23개월 된 자신의 딸을 언급하며 재판부에 눈물로 호소했다고 유로뉴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카일리의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그녀가 (벨기에) 연방경찰청 구치소에서 겪은 일은 마치 중세시대와 같았다"며 "제대로 잘 수도 없었고, 추위 속에서 코트도 빼앗긴 채 담요를 달라는 요구도 거절당했다.

씻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들은 고문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구금 연장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TV 앵커 출신인 카일리 전 부의장은 부패, 돈세탁 등의 혐의로 체포돼 속전속결로 기소됐다.

그가 연루된 사건은 카타르, 모로코 등 제3국가들이 유럽의회 입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유럽의회 전현직 의원들에게 뇌물을 전달했다는 의혹으로, 카일리와 이탈리아의 피에르-안토니오 판체리 전 의원을 포함해 최소 4명이 동일한 혐의를 받는다.

카타르와 모로코는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판체리 전 의원이 감형을 조건으로 수사에 협조하기로 하면서 수사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EU 전문매체 유락티브는 판체리가 오는 24일 시작되는 법정 증언 절차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