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용산구의 아파트 공용관리비가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싼 금천구보다 1.6배 높았다. 관리비가 ‘제2의 월세’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 정부는 올해를 집중 단속기간으로 삼아 의무공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관리비 1위 용산, 가장 싼 금천의 1.6배

용산 아파트 공용관리비 15만원, 금천의 1.6배
18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에 있는 아파트(150가구 이상 단지 기준)의 지난해 1~12월 월평균 공용관리비(전용면적 84㎡로 환산 기준)는 11만4623원으로 집계됐다. 공용관리비는 청소비·경비비·소독비·승강기유지비·지능형홈네트워크설비유지비 등을 포함한 일반관리비와 위탁관리수수료를 포함한 수선유지비를 합한 것이다. 여기에 난방비·가스사용료·전기료·수도료 등 개별사용료와 장기수선충당금을 합한 게 매달 내는 총 관리비다. 통상 총 관리비에서 공용관리비와 개별사용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대 5 정도다.

25개 자치구 중 용산구가 15만948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에 있는 46개 아파트 단지의 월평균 공용관리비다. 개별사용료 등을 포함한 월평균 총 관리비는 29만3916원으로 분석됐다. 래미안첼리투스, 이촌한강맨션, 나인원한남, 한남더힐 등 초고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용산구에 이어 강남구(13만8768원), 서초구(12만7848원), 광진구(12만4992원), 양천구(12만3564원) 순으로 월평균 공용관리비가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25개 자치구 중 아파트의 월평균 공용관리비가 가장 싼 곳은 금천구(9만6768원)였다. 개별사용료 등까지 포함한 총 관리비는 월평균 20만1096원으로 나타났다. 금천구는 다른 자치구보다 아파트 단지 수 자체가 적은 데다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게 형성돼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용산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 가격이 16억8534만원인 데 비해 금천구는 6억162만원에 머물고 있다. 금천구 이외에 관악구(9만7440원), 구로구(9만9288원)의 공용관리비도 싼 편에 속했다.

‘제2의 월세’ 관리비만 연 23조원

국토부는 올해 주요 정책 중 하나로 관리비의 투명성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제2의 월세로 불리는 관리비 책정이 불투명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매년 치솟고 있는 관리비가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키운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62.6%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연간 관리비로 지출하는 금액만 23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관리비 관련 정보 공개가 미흡해 ‘깜깜이’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올해를 관리비 집중 단속 기간으로 삼고 관리비 의무 공개 대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관리비 의무 공개 대상을 기존 100가구 이상에서 50가구 이상 공동주택으로 확대한다.

현재 100가구 이상인 공동주택은 약 2만1700개 단지, 1127만4800가구다. 여기에 50가구 이상~100가구 미만 공동주택인 약 6100개 단지, 41만9600가구가 추가되는 셈이다. 원룸이나 50가구 미만 공동주택 등 관리비 공개 의무가 없는 소규모 주택에도 정보 제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관리비 공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다각적인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관리비 비리만 근절해도 관리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