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성 관계자 4∼5명 연이어 처형됐다는 정보도"
2020년 4월 이후 北매체에서 언급 없어…통일부 "처형 여부 확인된 바 없어"
요미우리 "리용호 전 북한 외무상 지난해 처형된 듯"(종합)
리용호 전 북한 외무상이 지난해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식통은 리 전 외무상이 숙청된 시기에 대해 "작년 여름부터 가을 무렵"이라고 전했다.

리 전 외무상의 처형을 전후로 북한 외무성 관계자 4∼5명이 연이어 처형됐다는 정보도 있다.

숙청된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리 전 외무상을 포함한 복수의 인물이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과 관련된 어떤 문제가 처형의 배경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요미우리는 추정했다.

이 대사관은 2016년 태영호 당시 공사가 한국으로 망명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처형된 북한 외무성 관계자와 가까운 외교관 중 일부는 자신도 숙청될 수 있다는 우려를 주변 인사에게 토로하는 등 동요가 확산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국외 근무 중인 외교관이 동요해 망명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리 전 외무상 처형 보도와 관련해 "2020년 4월 이후 북한 매체에서 보도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처형 등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리용호 전 외무상은 영국 주재 북한대사와 북핵 6자 회담 북측 수석 대표를 역임한 '미국통'으로, 2016년 외무상에 취임했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보좌했으며, 하노이 담판이 결렬되자 현지에서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측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대미협상을 주도했던 김영철 당시 통일전선부장 중심의 대남라인이 물러나고, 리 전 외무상 등 정통 외교 라인이 대미 외교의 전반에 나서면서 오히려 입지가 강화됐다.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리무진에 동승하는 등 신임을 과시했다.

그러나 2019년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외무상에서 경질됐으며, 2020년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3차 회의에서는 국무위원에서도 소환됐다.

이후 북한 매체에서는 리 전 외무상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고 있다.

당시 해외 주재 북한 외교관들의 잇따른 국외 망명에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는 관측도 제기됐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