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60대·2020년 380대…전투기·폭격기 증가
작년 중국 군용기 1천727대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
중국이 대만에 대한 공중 무력시위를 강화하는 가운데 작년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가 1천700여 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AFP 통신이 대만 국방부의 자료를 근거로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군은 지난해 연간 총 1천727대의 군용기를 대만 ADIZ 안으로 출격시켰다.

이는 2021년의 960대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2020년에는 380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를 침범했다.

지난해 중국군 군용기 중 전투기 출격 대수는 2021년의 538대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1천241대였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H-6 등 폭격기는 2021년 60대에서 지난해 101대로 증가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개별국가의 영토와 영해의 상공으로 구성되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다만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다.

그러나 중국은 예고 없이 대만을 상대로 무력시위를 펼쳐왔으며, 그때마다 대만군은 경고 방송, 대응 출격 등의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는 또한 중국군 무인기가 대만 주변에서 처음으로 목격된 해다.

대만군이 보고한 71대의 중국군 무인기는 모두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탐지됐다.

월별로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했던 8월에 가장 많은 440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주변에서 탐지됐다.

일별로는 지난달 성탄절에 가장 많은 71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주변에서 활동한 것이 포착됐다.

이 가운데 47대는 ADIZ에 진입했으며 이들 군용기 상당수는 대만해협 중간선도 넘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거래 관련 금융 지원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한 직후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러한 침공을 통해 대만의 방어력을 시험하고 노후한 대만 공군을 지치게 만들며 미국 등 서방이 대만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중국군이 대만의 ADIZ에 대한 침공을 확대하는 것은 대만을 계속해서 압박하는 광범위한 회색 전술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리시밍 전 대만군 참모총장은 AFP에 "중국군은 자신들의 결의와 의지를 보여주고 미국에 레드라인에 근접하거나 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이러한 침공을 통해 대만군이 얼마나 신속히 대응하고 대만의 요격이 어느 지점에서 발생하는지 등 중요 정보를 모으려고 하지만, 산이 많은 대만을 침공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일 수 있다고 AFP는 지적했다.

리 전 총장은 "무력으로 대만을 점령하는 데 있어 중국군은 수십만 병력을 대만 해협 너머로 보내는 등 여러 중요한 도전에 여전히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