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배터리·백신으로 제한된 국가전략기술에 디스플레이를 추가하기로 했다. 또 3~4%인 투자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내년에 한해 10%로 올리기로 했다. 미래 첨단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원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21일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경제 활력 제고의 양대 축으로 기업 투자 확대와 수출 활성화를 꼽았다. 우선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 비용의 최대 40%, 시설투자 비용의 6%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한국은 지난해 중국에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1위를 빼앗겼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폴더블 등 첨단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아직 중국과 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빠르다. 정부가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기로 한 배경이다. 정부는 고효율 보일러, 변압기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한 핵심 기술은 신성장·원천기술 선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은 늘리기로 했다. 시설투자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일반·신성장원천기술 3%, 국가전략기술 4%다. 정부는 내년 투자증가분(내년 투자액-직전 3년 평균 투자액)에 한해 공제율을 10%로 높이기로 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50조원 규모의 시설투자 자금도 지원한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최근 감소세를 보이는 수출 지원책도 내놨다. 우선 무역금융 규모를 올해 351조원에서 내년에 360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외화유동성 공급량을 평년 대비 89억달러 늘리고, 최대 1.5%포인트 우대금리 지원, 공급망 위기 기업에 대한 금리·한도 우대 지원 등을 추진한다. 컨테이너 화물 대다수를 처리하는 부산항에는 내년 상반기에 배후단지를 추가 공급하고, 하반기에는 신규 터미널을 개장할 예정이다.

해외인프라·원전·방산 수주도 지원한다. 특히 체코와 폴란드 원전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 인프라 투자를 돕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높여 민간사업자의 투자 지분 인수를 지원하기로 했다.

원전은 국가별 수요를 분석해 범정부 세일즈 외교를 강화하기로 했다. 1200억원 규모의 방산기술 혁신펀드도 조성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