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청장 '바이오 주식' 논란 끝 사의…"소임을 다했다고 판단"
질병관리본부 시절 포함, 사실상 역대 최단기간 재임
7개월만에 수장 교체 질병청, 겨울 재유행 중 '뒤숭숭'(종합)
주식 보유 논란으로 궁지에 몰렸던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질병관리청이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16일 질병청은 코로나 겨울 유행이 한창인 상황에서 나온 갑작스러운 수장 교체 소식에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질병관리청은 특히 일상 회복을 향한 방역 완화 조치 중 핵심인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를 이끄는 중이다.

질병관리청의 한 직원은 연합뉴스에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 토론회로 한참 바쁘던 중 사의 표명 소문을 들었다.

이렇게 짧은 재임 기간에 물러나게 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백 청장이 취임한 것은 지난 5월 18일로, 사의 표명 소식이 알려진 것은 7개월 만이다.

백 청장의 재임 기간은 질병청의 전신인 질병관리본부 시절을 포함해 사실상 최단기간이다.

1대 청장으로 백 청장의 전임인 정은경 전 청장은 질병관리본부장 시절을 포함해 4년 10개월간 방역 수장을 맡았다.

질병관리본부장까지 포함하면 1대 본부장인 김문식 전 본부장(2003년 12월~2004년 3월)이 백 청장보다 재임 기간이 짧지만, 김 전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인 국립보건원장을 2002년 3월부터 203년 12월까지 역임한 뒤 질병관리본부장이 됐었다.

백 청장은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회 자문위원,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지낸 감염병 전문가로 기대를 모았지만, 짧은 임기 내내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주식을 보유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취임 때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신테카바이오 등 바이오 관련 주식을 보유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고, 남동생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코스닥기업의 사외이사에 지원하면서 백 청장이 자신의 누나임을 밝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백 청장이 주식거래 내용 등의 서류 제출을 거부하자 그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백 청장은 사의 표명 이유에 대해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연합뉴스에 "정부 출범 이후 근거기반 방역의 기틀을 잘 마련했고, 코로나19도 안정적 관리 단계에 들어섰다"며 "그에 따라 일상회복 로드맵도 완성단계에 이르러서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질병청 직원들은 백 청장이 코로나19 등 방역과 관련된 논란이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로 비판받다 물러난 것을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다.

다른 질병청 직원은 "방역 외의 사안에 대해 논란이 일더니 청장이 교체되게 됐다"며 "질병관리본부든 질병청이든 그동안 수장이 정치적 논란으로 사퇴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백 청장의 후임으로는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이 내정됐다.

지 내정자는 서울대 의대 80학번으로, 같은 대학 같은 학과 81학번인 백 청장의 1년 선배다.

백 청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의 추천으로 청장에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공교롭게도 지 내정자는 안철수 의원의 대학과 학과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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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