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소식에 13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3%가량 상승 마감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내년 2월물)은 전 장보다 3.5%(2.69달러) 오른 배럴당 80.68달러로 마감하며 80달러선을 회복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내년 1월물)은 전 장보다 3%(2.22달러) 상승한 배럴당 75.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 가격은 최근 2거래일 동안 6.1% 올랐다.
<최근 한 달 동안 국제 유가 동향>
<최근 한 달 동안 국제 유가 동향>
이날 국제 유가가 상승 마감한 이유는 강(强)달러 둔화에 있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지난해 같은 달 대비)은 7.1%였다. 전월 상승률(7.7%)보다 둔화했다. 시장 추정치(7.3%)도 밑돌았다. 가격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산출하는 근원 CPI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오르며 전월(6.3%)과 예상치(6.1%)를 모두 하회했다. 11월 CPI 발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미국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이 소식에 이날 달러인덱스는 전 장보다 1% 이상 하락했다. 원유는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면 원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수요가 늘어난다. RJO 선물의 엘라이 테스파예 선임 시장 전략가는 이날 국제 유가 상승에 대해 “달러 약세에 기반한 랠리”라고 평가했다. SIA 웰스 매니지먼트의 콜린 시에진스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추운 날씨도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월간 보고서에서 세계 원유 공급 및 수요 전망치를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OPEC은 세계 원유 수요가 올해 하루 260만배럴, 내년에는 하루 22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전 예상치와 같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 요인 중 하나였던 키스톤 송유관 사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를 연결하는 키스톤 송유관은 지난주부터 폐쇄된 상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