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파리생제르맹)가 조국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결승행을 이끌며 고대하던 우승 문턱에 다가섰다. 메시는 득점과 도움을 각각 하나씩 기록하며 멀티 공격 포인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아르헨티나는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다옌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4강전에서 크로아티아를 3-0으로 완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결승에 오른 건 준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4년 브라질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경기는 양팀 모두 실점을 하지 않으려 신중하게 진행됐다. 두 팀 모두 패스를 돌리면서 상대 빈틈을 노렸다. 점유율은 오히려 크로아티아가 더 높게 가져갔다. 크로아티아는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경기 흐름을 가져갔다.

탐색전이 이어지던 전반 32분 페널티킥 하나가 양 팀의 분위기를 갈랐다. 아르헨티나의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22·맨체스터시티)가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를 컨트롤하다 크로아티아 수문장 도미니크 리바코비치(27·디나모자그레브)와 충돌했고, 페널티킥 판정을 이끌어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메시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크로아티아 골대 오른쪽 구석을 꿰뚫었다. 이번 대회서 절정의 페널티킥 선방 능력으로 주목 받은 크로아티아의 리바코비치 골키퍼도 속수무책이었다.


기세가 오른 아르헨티나는 전반 39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의 역습 상황에서 하프라인 근처에서 볼을 받은 알바레스가 드리블 돌파를 시작해 크로아티아 수비수 세 명을 제친 뒤 리바코비치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24분 쐐기를 박았다. 상대 위험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메시가 이번 대회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요슈코 그바르디올(20·라이프치히)을 완벽히 따돌린 뒤 패스했고, 정면에 있던 알바레스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크로아티아는 이날 수비 중심의 이전 경기들과 달리 전반 초반부터 포백 수비라인을 과감히 끌어올리며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 패착이었다. 3실점 모두 스피드와 기술이 좋은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의 침투에 의해 나왔다. 앞선 5경기를 3실점으로 버틴 견고한 수비라인이 무너지자 공격도 지지부진했다.


메시는 이번 대회 5호골을 신고하며 프랑스의 간판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4·파리생제르맹)와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개인 통산 11번째 골을 터뜨려 아르헨티나 레전드 가브리엘 바티스투타(10골)를 뛰어넘고 월드컵 아르헨티나 최다 골 기록 보유자가 됐다.

메시는 한 골을 더 보태면 월드컵 통산 득점 5위인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12골)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역대 1위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16골)다.

출전 부문 신기록도 작성했다. 메시는 이날 경기를 통해 월드컵 본선 개인 통산 26번째 경기에 출전하며 독일의 철인 로타어 마테우스(25경기)를 제치고 최다 출전 1위에 올라섰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15일 열리는 프랑스-모로코 전의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