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TF 발족할 듯…최근 늘어난 행정소송 대응 능력 제고 목적도
금융당국, 과거 제재 안건 디지털화…"일관성·투명도 높인다"
금융당국 처분에 금융회사들이 행정 소송으로 맞대응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과거 제재 안건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과거 사례들을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관리함으로써 제재 처분의 일관성과 투명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과거 검사·감리·조사 분야에서 이뤄졌던 제재 등 안건을 디지털화하는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준비 중이다.

금융위는 이르면 연내 TF 발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재를 포함한 다양한 금융위 안건과 기록들이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로 산발적으로 남아있다"며 "이런 것들을 디지털화함으로써 의사 결정을 할 때 참고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사례를 참고해서 금융 행정을 보다 일관성 있게,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회사들이 금융당국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조사·검사·제재의 일관성과 합리성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커진 상황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20년 1월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한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문책 경고' 중징계를 내린 바 있는데, 손 회장은 이에 불복해 금감원을 상대로 징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8월 1심과 지난 7월 2심에서 모두 승소했으며, 오는 15일 최종심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행정 소송에 대응하며 과거 사례를 참고하기 쉽지 않다는 실무적인 어려움도 이번 TF 구성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월 12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안건검토소위원회(금융위 정례회의에 올릴 안건을 사전 검토하는 과정)를 할 때 과거에 어떤 사례가 있었는지 물어보면 금감원이 며칠에 걸려서 자료를 찾아온다.

그 자료들이 파일화가 되지 않아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으로 소송 대응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증거 자료 관리가 되지 않고 어떤 이유로, 어떻게 제재를 했다는 것이 명확하지 않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 직원들이 과거에 어떤 사례가 있었는지를 참고하면 훨씬 행정 효율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금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검사·감리·조사 분야의 제재 결과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