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건설기계 시장인 중국의 굴착기 판매량이 20개월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반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판매에 급제동이 걸렸던 국내 건설기계 ‘3강’이 중국 시장에서 한숨을 돌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굴착기 판매량은 건설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세계 최대 中 굴착기시장 부활?…건설기계社, 호재 기대로 들썩
12일 중국공정기계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수 굴착기 판매량은 1만4398대로, 지난해 11월보다 2.7% 증가했다. 2021년 3월 이후 20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건설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지방정부 특별채권을 3조5190억위안(약 661조원) 규모로 발행했다. 1~8월 누적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특별채권은 인프라 투자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매년 발행한다. 중국 내 인프라 투자는 4개월 연속 증가해 지난 8월 기준 전년 대비 14.1% 늘었다.

중국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등 국내 건설기계 3강의 핵심 시장이다. 지난해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9%, 21%에 달했다.

중국 정부가 건설 투자를 늘리고 있는 데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중국 굴착기 시장 회복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통상 4분기가 건설기계 시장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긴 이르다는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1분기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기계업체들은 중국 시장 위축에 대응해 수출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3분기 기준 중국 시장 의존도를 6%로 낮췄다. 선진 시장과 신흥 시장(국내 포함) 비중은 각각 31%와 64%다.

미국에서 시행 중인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도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IIJA는 도로 철도 상수도 전력망 등 인프라 개선에 10년간 1조달러를 투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