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로 1년새 18개 대학 등록금 수입 345억원 감소
'재정난 극복' 부산지역 사립대, 발전기금 유치 동분서주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재정난을 겪는 부산지역 사립대가 발전기금 유치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10일 한국사학진흥재단의 대학재정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부산지역 사립대 18곳의 전체 등록금 수입은 7천280억원으로 2020년 7천625억원보다 345억원 줄었다.

이는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등록금 수입도 감소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반면 이른바 '대학발전기금'으로 불리는 기부금 수입은 2020년 140억원에서 지난해 163억원으로 23억원 늘었다.

부산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발전기금 유치 외에는 현재의 재정난을 벗어날 대책이 전무하다"며 "총장이 직접 발로 뛸 정도"라고 말했다.

대학의 재정수입은 주로 정부지원금, 등록금, 기부금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 대학은 주로 등록금 수입이나 정부의 재정 지원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수년째 등록금 동결에 학생 수마저 줄어드는 데다 정부 재정지원도 큰 변화가 없어 대학들은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부산지역 주요 사립대의 발전기금 유치 실적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정보대는 올해 2월 김대식 총장이 취임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의 발전기금을 유치했다.

12월 현재 기업 등에서 모두 38억원을 발전기금으로 약정했다.

이 대학의 2021년 한해 발전기금 유치 실적은 3억원에 그쳤다.

대학 측은 연말을 맞아 후원자들을 위한 행사를 하려 했으나 다수 인원의 일정 조율 문제로 내년 5월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발전기금 35억원을 유치했던 동아대도 올해는 4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천경자 화백의 제자인 미술학과 오낭자 석좌교수가 이달 23일까지 열리는 '오낭자 채색화전'에서 본인 작품 70여점의 판매액 전액을 발전기금으로 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라대는 지난달 25일 허남식 전 부산시장을 9대 총장으로 맞이하면서 이례적인 발전기금 유치 실적을 올렸다.

총장 취임에 맞춰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 김정기 경동건설 대표이사, 박수관 와이씨텍 회장이 학교발전기금으로 1억원씩 쾌척하는 등 단번에 5억원을 모았다.

발전기금 유치는 대학의 역사가 오래되고 동문 숫자가 많은 대학, 대기업이나 종교재단의 후원을 받는 대학, 대학병원을 운영해 그 수익을 환원하는 대학이 유리하다.

매년 수십억원이 몰리는 대학이 있지만 2021년 기준으로 발전기금을 한 한 푼도 못 모은 대학도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발전기금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면 들어오는 게 아니다"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총장의 열정과 동문의 애교심 등이 한데 모여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