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에 수감됐던 미국 여자농구 선수를 데려오는 대가로 ‘죽음의 상인’이라 불리는 러시아 무기상을 풀어줬다. 미국 공화당은 부적절한 맞교환이라며 비판했다.

러시아는 8일(현지시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선수인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석방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라이너는 미국 프로농구팀 피닉스 머큐리 소속이지만 비(非)시즌에는 러시아팀에서 활동했다. 그라이너는 지난 2월 러시아에 입국했다가 마약 밀반입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합법적으로 처방받은 의료용 대마초를 실수로 가져왔다”고 주장했지만 8월 러시아 법정은 징역 9년형을 선고했다.

그라이너 석방의 대가로 미국은 러시아 무기상인 빅토르 부트를 풀어줬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공항에서 부트와 그라이너의 상호 송환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부트는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무기 밀매를 하면서 ‘죽음의 상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무기 밀매 혐의로 2012년 미국에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미국은 2020년 러시아에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징역 16년형을 받은 미 해병대 출신 폴 휠런도 이번 맞교환 대상에 포함하려 했지만, 러시아의 반발로 성사시키지 못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부트의 석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선물이고, 미국인들의 삶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