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 유출돼도 계란 썩은내·가스냄새…인체에는 무해
인천서 '부취제' 누출 사고…서울·경기까지 악취 퍼져(종합)
인천 수도권매립지에서 악취를 유발하는 '부취제'가 누출돼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민원 수백건이 잇따라 접수됐다.

17일 인천시 서구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내 음폐수바이오가스화 시설에서 액체 성분의 부취제가 30L가량 누출됐다.

부취제는 환경오염을 일으키거나 인체에 유해한 물질, 폭발성 물질의 유출 여부를 냄새로 감지할 수 있도록 첨가하는 물질이다.

인체에는 대체로 무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량만 유출돼도 코를 자극해 양파나 계란 썩은 내, 가스 냄새 등이 난다.

실제로 부취제 누출 직후 검암동·경서동·당하동 등 서구 일대를 비롯해 인근 계양구와 경기 김포시·서울 강서구까지 악취가 퍼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구청에는 "가스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악취 민원이 수십 건 발생했으며, 소방당국에도 이날 현재까지 악취 신고 200여건이 접수됐다.

검암동에 사는 강모(33)씨는 "귀갓길에 지하철역에서 내리자마자 온 동네가 이미 악취로 뒤덮여 제대로 숨쉬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어린 자녀가 냄새를 맡고 기침을 해서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지역 맘카페에서는 "냄새가 너무 심해 어지럽다"라거나 "가스가 누출된 게 아니냐"며 불안감을 드러내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서구는 이날 오후 5시 54분께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 수도권매립지 내 부취제 누출 상황을 알린 뒤 "추가 누출이 없도록 조처를 완료했다"고 밝힌 상태다.

부취제는 3∼4시간 후면 대기 중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미량을 흡입했을 때는 인체에 해가 없지만, 고농도로 장시간 노출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립지공사는 누출 사고 이후 흡착포와 토사를 활용해 방재작업을 끝내고 탈취제를 뿌리며 마무리 물청소를 진행하고 있다.

매립지공사 관계자는 "부취제 관련 설비 철거 작업 중에 누액이 발생했다"며 "소방당국 현장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볼 때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