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직원들에게 고강도의 장시간 근무를 하기 싫다면 회사를 나가라고 통보했다. 머스크식 고강도 구조조정이 지속되며 회사 안팎에서 트위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에게 사내 메일을 통해 “트위터가 성공하려면 우리는 극도로 하드코어해져야 한다”며 “뛰어난 업무 성과만이 합격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고강도 장시간 근무를 해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트위터의 일부가 되기를 원한다면 첨부한 링크에서 ‘예’를 클릭하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5시까지 예를 누르지 않은 직원들은 퇴사자로 간주하고 급여 3개월치 퇴직금을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새로운 지향점을 ‘소프트웨어 및 서버 기업’으로 제시하고 트위터를 엔지니어 중심의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직원 대부분을 엔지니어로 구성하겠다는 의미다.

메일을 받은 대상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직원 7500명 중 3700여명을 해고하고 남은 이들이다. 머스크는 앞서 계약직 직원 5500여명 중 4400여명도 내보냈다. 재택근무를 폐지하고 직원들에게 “주 7일 24시간 일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트위터가 하루 약 400만 달러(약 56억 원)의 손실을 내는 만큼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그가 노동법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민권 변호사 피터 로머 프리드먼은 “직원들이 이런 문서에 서명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머스크는 병가 등 특수한 경우도 양해하지 않고 직원들을 해고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해고된 트위터 직원들의 소송을 대변하는 변호사 리사 블룸은 “장시간 근로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노동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 논란도 남아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처음 내놓은 인증 기반 유료 서비스 ‘트위터 블루’는 이를 악용한 유명인과 기업 사칭 계정들이 급증해 일시 중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위터에서 그의 리더십에는 권고와 경고, 빈정거림이 혼합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이끌 새 CEO를 뽑겠다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 보수 관련 재판에 출석해 “트위터에 할애하는 시간을 점차 줄일 것”이라며 “트위터의 새 리더를 찾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조직개편도 조만간 완료될 것이라고 했다.

테슬라 투자자들은 그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테슬라에 소홀해졌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