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향해 돌아갑니다.(백 투 더 문)”

16일 오후 3시48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은 아르테미스 1호 프로젝트 로켓 ‘SLS’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으며 이륙하자 이같이 외쳤다. 한국 미국 등 21개국이 13년간 117조원을 투입한 글로벌 초대형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0여 년 만에 다시 시작한 달 탐사다.

아르테미스는 2025년 11월까지 사람을 달에 보내고 지속 가능한 달 기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날 아르테미스 1호 발사는 로켓 SLS와 유인 우주선 ‘오리온’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이뤄졌다.
4전5기 끝에…'달에 사는 인간' 꿈이 솟아올랐다
SLS는 2개의 고체 부스터와 1·2단 로켓으로 구성됐다. 추력은 4200t에 달한다. 발사 후 2분이 지나고 고체 부스터들이 떨어졌다. 8분 뒤 지구 궤도에 오르고 1단 로켓이 분리됐다. 이후 2단 로켓은 지구 상공을 공전하며 기기를 점검했다. 점검이 끝난 뒤 자동항법장치를 이용해 달로 향했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21일 달에 약 100㎞까지 접근한다. 이후 달의 남극과 북극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궤도를 6일간 돌고 다시 지구로 돌아온다. 다음달 11일 미국 샌디에이고 앞 태평양으로 귀환한다.

아르테미스 발사는 ‘4전 5기’ 끝에 이뤄졌다. 이날 발사도 순탄치 않았다. 액화수소를 연료탱크에 채우는 과정에서 수소 누출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NASA는 발사대 연결 부위를 조이는 등 긴급 조치를 진행했다. 이에 발사 시간이 약 44분 지연됐다.

오리온 우주선은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울 수 있다. 이번에 발사된 우주선에는 사람 크기 마네킹 3개가 실렸다. 각 마네킹엔 5600개의 센서와 34개의 방사능 감지기, 방사선 차단조끼 등이 부착됐다. 각 센서와 감지기는 우주선의 가속도와 진동, 방사능 노출량 등을 기록한다. 초도 비행이 성공하면 2024년 5월엔 아르테미스 2호에 실제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해 달 궤도를 돌고 돌아온다.

한국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주요한 협력 국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최근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 ‘다누리’로 유인 우주선 착륙 후보지를 탐색할 예정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