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첨단산업단지 통합관제센터 직원들이 사물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산단 관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광주첨단산업단지 통합관제센터 직원들이 사물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산단 관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2020년 8월 내린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광주첨단산업단지 일대가 물에 잠겼다. 오수관으로 역류한 흙탕물이 순식간에 공장 내부까지 차올랐다. 산단 내에서 파악된 피해 규모만 142개 업체, 270억원. 현장 관계자들은 “공장 설비를 보호하는 골든타임만 확보됐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6일 광주첨단산단에 따르면 앞으로는 이 산단의 재해 발생 확률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집약된 광주첨단산단 통합관제센터가 최근 구축됐기 때문이다. 통합관제센터는 산단 곳곳에 설치한 센서, 카메라 등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화재, 환경오염, 교통 문제 등 재난·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산단 관리 분야에서도 디지털 대전환(DX)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합관제센터는 산단 곳곳에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수해 방지 시스템과 연결됐다. 하수구와 인접한 보도블록 연석에 기둥형 센서를 설치해 갑작스러운 하수관 역류로 인한 수위 상승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게 했다. 또 지능형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주변 하천과 맞닿은 하수도의 유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기상, 환경, 지형정보 등에 관한 유관 기관의 공공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해 최소 1시간 전에 침수 발생 상황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통합관제센터는 지능형 CCTV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360도 회전 가능한 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화재 발생 시 통합관제센터에서 즉각 알아챌 수 있도록 한 게 좋은 예다. 또 차량번호 인식 및 방범용 카메라를 설치해 교통량뿐만 아니라 차량 번호판까지 인식해 교통 데이터를 수집한다. 교통 데이터는 러시아워 병목현상을 개선하고, 주차 위치 확인 등이 가능한 스마트주차장을 운영하는 데도 활용된다. 수해, 화재, 교통 분석 외 목적의 영상데이터는 통합관제센터에서 처리하지 않고 곧바로 광주시 산하 기관 및 경찰로 전송된다. 단 네 명의 인력만으로 통합관제센터 운영이 가능하다.

광주첨단산단은 산단 전용 앱인 ‘올유 첨단’도 이달 공개할 계획이다. 이 앱을 통해 산단 내 대중교통 정보와 실시간 교통 현황, 기업·기관 정보, 주간 식당 메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광주첨단산단 통합관제센터 구축사업은 한국산업단지공단 광주지역본부가 전담기관을 맡고 광주시와 KT가 전반적인 사업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업 기간은 2023년까지며 산단공은 향후 스마트셸터,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을 광주첨단산단에 추가 도입할 방침이다.

광주첨단산단과 같이 첨단기술로 무장한 산업단지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디지털화, 저탄소화, 안전·안심 일터 구현 등 혁신 방향을 제시한 ‘산업단지 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산업부와 산단공은 향후 산업단지의 디지털 통합안전관리시스템을 마련해 안전 기반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김정환 산단공 이사장은 “산업단지의 디지털 전환 노력을 통해 기업이 성장하고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주=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