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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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19, 단국대)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김예림이 메이저 대회인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시상대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피겨계에서는 김연아(32)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두게 됐다.

김예림은 5일(한국시간) 프랑스 앙제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그랑프리 드 프랑스'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2.82점, 예술점수(PCS) 65.01점, 감점 2점, 합계 125.83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68.93점)를 합한 총점 194.76점으로 12명의 출전 선수 중 2위에 올랐다.

우승은 루나 헨드릭스(22, 벨기에)로 216.34점을 나타냈다. 김예림 다음으로는 194.34점을 받은 스미요시 리온(19, 일본)이 3위에 올랐고 193.49점을 얻은 이해인(17, 세화여고)은 4위 성적을 받았다. 이해인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시즌 베스트인 130.72점을 받아 전날 6위에서 두계단올라섰다.

한국 여자 싱글 선수가 시니어 그랑프리 2위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도 '피겨 퀸' 김연아의 은퇴 이후 처음이다. 김연아는 ISU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서 금메달 7개, 동메달 1개를 땄다.

김예림은 2019년 본격적으로 ISU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도전했다. 4번째 시즌 만에 그는 시니어 그랑프리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예림은 시니어 그랑프리 포인트 13점을 획득하게 됐다. 이달 말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5차 대회를 통해 왕중왕전인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노릴 예정이다.

유영(18, 수리고)은 동메달만 4개를 획득했고 임은수(19, 고려대)는 동메달 1개를 땄다. 김예림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9위를 차지하며 유영과 한국 여자 피겨 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김예림은 출전 선수 12명 가운데 11번째로 빙판에 나섰다. 영화 '42년의 여름' 사운드트랙(OST)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김예림은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하다가 넘어지는 실수를 했다.

하지만 아쉬운 출발에도 김예림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진 더블 악셀과 트리플 루프, 트리플 플립을 깨끗하게 뛰었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살코를 뛰다가 넘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예림은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3)과 스텝 시퀀스(레벨3), 코레오 시퀀스(레벨1),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으로 연기를 마쳤다.

한편 김예림은 올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우아한 연기 모습과는 달리 퇴장을 씩씩하게 하면서 '피겨 장군'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