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2001년생 피아노 신동…"'제2의 키신' 별명 영광스러워"
우크라이나 침공에 "전쟁 생각하면 마음 처참…전쟁 멈추는 데 영향 주고파"
'젊은 천재' 말로페예프 내한…"현실 벗어난 음악 세계로 초대"
"음악을 처음 시작한 5살 때부터 저는 음악이 만드는 어떤 '물방울' 안으로 관객을 초대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주합니다.

현실의 의무에서 벗어나 이 무대 위 물방울 속에서 관객이 음악을 듣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해요.

"
어린 나이부터 천재적인 연주 실력으로 주목받으며 '제2의 예브게니 키신'이라는 별명이 붙은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21)가 내한 공연을 한다.

지난 9월 독주회로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난 말로페예프는 한 달여 만인 오는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1번과 3번을 연주한다.

말로페예프는 공연을 앞두고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게 '아이돌'과 같은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한국 관객에게 소개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젊은 천재' 말로페예프 내한…"현실 벗어난 음악 세계로 초대"
간담회에 앞서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 '에뛰드' 연주를 선보인 말로페예프는 눈을 감고 소리의 사이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음악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그 자체로 숨 쉬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이 이미 숨을 쉬고 있기 때문에 저도 무대에서 음악이 주는 호흡을 따라 숨을 쉬고 있습니다.

"
러시아의 떠오르는 젊은 피아니스트인 말로페예프는 2014년 13살의 나이로 차이콥스키 영 아티스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차이콥스키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리카르도 샤이, 크리스티안 예르비, 정명훈 등 저명한 지휘자들과 호흡을 맞추며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피아니스트라는 점에서 '제2의 키신'이라고 불리는 말로페예프는 이러한 별명을 들을 때마다 "정말 영광스럽다"고했다.

그는 "이미 위대한 피아니스트인 키신과 이제 막 시작하는 나를 비교해서 말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아직 내가 '키신과 어떤 면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말하기엔 어렵고 조심스럽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젊은 천재' 말로페예프 내한…"현실 벗어난 음악 세계로 초대"
라흐마니노프, 차이콥스키와 같은 러시아의 작곡가들이 자신의 '음악적 아버지'라고 말한 말로페예프는 특히 라흐마니노프는 "나를 키운 작곡가와 다름없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본격적으로 연주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집에서 부모님이 틀어준 라흐마니노프의 음반을 들으며 사랑에 빠졌다는 그는 "전문 연주자가 된 뒤엔 그 깊이를 더 이해하게 돼서 그의 모든 걸 존경하고 따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은 사람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고, 러시아의 철학과 문학이 담긴 곡"이라며 "지금 무대에서 이 작품을 완벽히 완성했다기보다 앞으로 평생 갈고 닦아야 하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천재' 말로페예프 내한…"현실 벗어난 음악 세계로 초대"
말로페예프는 지난 5월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전쟁 발생 당시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던 그는 전쟁으로 인해 몇 달간 연주 활동을 멈춰야 했다.

그는 "지금도 전쟁에 대해 생각하면 마음이 처참하고, 내가 영향력이 있다면 이 전쟁을 멈추는 데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천재' 말로페예프 내한…"현실 벗어난 음악 세계로 초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