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적게 뛴 이기제가 유리…김대원, 최종전서 도움 추가해야
김대원, 역습·세트피스 등 공헌…이기제는 왼발 '택배 크로스' 자랑
'나란히 13도움' 김대원·이기제…K리그1 도움왕 경쟁도 치열
베테랑 골잡이 주민규(제주·17골)와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조규성(전북·15골)의 K리그1 득점왕 경쟁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번 시즌 최고의 '골 도우미'를 뽑는 '도움왕' 경쟁도 막판까지 안갯속이다.

이번 시즌 K리그1 최종전을 앞두고 김대원(강원)과 이기제(수원) 모두 13도움을 올리며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리한 쪽은 이기제다.

규정상 수치가 같다면 더 적은 경기·출전 시간을 소화한 선수에게 타이틀이 돌아간다.

이기제는 34경기를 뛰었고, 김대원은 36경기를 소화했다.

김대원이 포항 스틸러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에 나서지 않고, 이기제가 김천 상무전에 뛴다면 그간 총 출전 시간을 따져볼 수는 있다.

그러나 최종전 결과에 따라 구단 역대 최고 순위인 5위까지 오를 수 있는 강원FC가 굳이 에이스인 김대원을 쉬게 할 이유가 없다.

김대원에게는 마지막 경기에서도 도움을 기록하며 이기제를 따돌리는 게 가장 깔끔한 시나리오가 된다.

'나란히 13도움' 김대원·이기제…K리그1 도움왕 경쟁도 치열
도움뿐 아니라 득점 면에서도 12골이나 넣은 김대원은 강원의 '가장 날카로운 창'으로서 최용수 감독이 내세운 역습 축구의 선봉으로 제 몫을 했다.

골과 도움을 합친 공격 포인트 분야에서는 25개로 주민규(24개)를 따돌리고 1위에 올라있다.

2선에서 윙어로 뛰며 전방까지 내달린 뒤 직접 마무리하거나, 함께 달리는 동료를 찾아 도움을 쌓았다.

함께 강원의 좌우 날개를 꾸린 양현준이 4골로 김대원에게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경기가 안 풀릴 때면 김대원은 세트피스에서도 '한방'을 보여줬다.

김대원은 6개 도움을 프리킥이나 코너킥 상황에서 올렸다.

특히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던 9월 1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는 팀 공격이 침체한 가운데 코너킥과 프리킥으로 김영빈의 2골을 도와 2-1 승리와 함께 3년 만에 상위 6개 팀이 겨루는 파이널A로 팀을 이끌었다.

이같이 김대원이 다양한 방식으로 동료를 도왔다면 이기제는 오로지 '왼발' 하나만으로 도움왕 경쟁에 참전했다.

8월 13일까지만 해도 이기제의 도움은 4개에 불과했다.

당시까지 9개였던 김대원을 따라잡는 게 어려워보였다
'나란히 13도움' 김대원·이기제…K리그1 도움왕 경쟁도 치열
그런데 다음 날 성남FC와 경기에서 도움 2개를 올린 이기제는 9월 18일까지 한 달 여간 8개의 도움을 배달하며 단숨에 김대원을 1개 차로 바짝 뒤쫓아왔다.

이 8개의 도움이 모두 왼발 크로스였다.

코너킥, 프리킥 상황을 포함해 왼쪽, 오른쪽을 따지지 않고 측면에서 날카로운 올린 크로스가 오현규, 안병준 등 문전에서 기다리는 선수들의 머리와 발에 정확히 배달됐다.

지난달 4일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서도 2개 도움으로 승리를 이끈 이기제는 경기 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항상 왼발은 K리그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원 삼성 소속으로 K리그1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올린 선수는 염기훈이다.

그는 2015, 2016시즌 각각 17, 15도움을 기록했다.

이기제가 김대원을 누른다면 팀 동료이자 선배 염기훈 이후 6년 만에 수원 소속으로 도움왕에 등극한다.

'나란히 13도움' 김대원·이기제…K리그1 도움왕 경쟁도 치열
김대원도 마지막 경기에서 도움을 추가해 이기제와 경쟁에서 이긴다면 염기훈을 넘어 10년간 가장 공격포인트를 많이 쌓은 도움왕이 된다.

2013시즌부터 도움왕 가운데 25개의 공격포인트를 쌓은 선수는 2015시즌의 염기훈(8골 17도움)뿐이다.

아울러 김대원은 승강제 이후 가장 골을 많이 넣은 도움왕이 되기도 한다.

2019시즌 문선민(10도움)이 10골로 그간 도움왕 중 최다 득점자였다.

2012시즌 FC서울에서 활약한 몰리나가 19도움을 올린 게 역대 최다 도움 기록으로 남아 있다.

당시 몰리나는 득점도 18골이나 넣으며 리그 최고 선수로 군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