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열차'로 불리는 북한 최고지도자 전용 1호 열차가 내부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7일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 열차에서 업무를 보는 모습을 방영했다.

김 위원장이 당 간부들과 대화하는 탁자 위에는 재떨이와 성냥이 놓였고 옆에는 데스크톱 모니터와 노트북, 스마트폰 등이 보였다.

열차 이동 중에도 주요 업무 지시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 열차'는 방탄 기능과 무장을 하고 있으며 위성전화 등도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까지 전용기 대신 1호 열차에 탑승, 60여 시간이 걸려 이동하는 등 외국 방문 때 종종 열차를 이용했다.

같은 해 4월 러시아 방문 때도 열차를 택했으며 2018년 3월 1차 방중과 2019년 1월 4차 방중도 열차에 탑승했다.

항공기가 운항 추적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항로가 쉽게 노출되고 외부 공격에 취약한 점을 고려해 이동 시간이 길지만 신변 안전 관리 등에서 유리한 열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전 북한 최고지도자들도 중국 등 해외를 방문할 때 전용 열차를 애용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2년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해 3차례 러시아 방문 때 모두 열차로 이동했다.

2001년 7월 26일부터 8월 18일까지 이뤄진 러시아 방문 때는 왕복 2만km 여정에 가까운 '대장정'을 열차로 소화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은 생전 9차례 러시아 방문 때 모두 열차를 이용했다.

북한은 2014년 2월에도 기록영화 '부강조국 건설의 불멸의 대강을 밝혀주시어'에서 전용 열차 내부를 짧게 보여준 적이 있다.

이번에 공개된 열차 벽면 모습이나 콘센트 위치 등이 그때와 같아 동일한 열차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러닝셔츠를 입은 채 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은 검은색 인민복을 입었던 2014년 영상과 다른 점이다.

이는 민생 행보를 부각하고 애민 정신을 강조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TV는 "원수님께서는 인민들이 당정책이 좋고 사회주의가 좋다는 것을 날로 윤택해지는 자신들의 생활을 통해 체감하게 해야 한다는 숭고한 뜻을 안으시고 깊은 밤 이른 새벽 가리심 없이 끝없는 사색과 심혈을 바쳐 가시었다"고 칭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