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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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7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너구리와 들개 등 야생동물을 통해 전파되는 광견병을 막고자 '미끼 예방약'을 살포한다고 밝혔다.

이번 살포 대상 지역은 너구리 주요 서식지인 북한산, 우면산, 대모산과 양재천 등 주요 산과 하천이다. 특히 올가을에는 너구리가 자주 출몰하는 우이천과 장지공원 등 도심 공원에도 약을 살포할 계획이다.

예방약은 닭고기와 어분을 뭉친 반죽에 백신이 들어있는 사각형 블록 모양으로 되어있다. 서울시가 60여종의 동물 안정성 실험을 진행한 결과, '미끼 예방약'은 개나 고양이가 섭취해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울시는 반려동물의 경우 주사를 통한 백신 접종이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광견병은 너구리 등 야생동물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광견병에 걸린 동물은 침을 과하게 흘리거나 비정상적인 공격행동을 보이며, 마비 또는 혼수상태 후 폐사할 위험이 있다.

시 측은 산책 중 나무 밑이나 수풀 속에서 미끼 예방약을 발견하더라도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람이 만지면 예방약에 체취가 남아 야생동물이 먹지 않을 수 있고, 약제가 유실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또한 피부가 약한 시민의 경우 예방약을 만지고 가려움증을 호소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끼 예방약은 3만2000여개가 시 경계 외곽지역에 50~100m 간격마다 20개씩 살포될 예정이다. 살포는 17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진행되며 살포 장소에는 주의사항이 적힌 현수막과 팻말이 설치될 예정이다. 야생동물이 먹지 않고 남은 예방약은 시가 자체적으로 수거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야생동물에 물리면 상처 부위를 비눗물로 씻어낸 후 병원을 방문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만약 반려동물이 광견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야생동물과 접촉 시 방역 당국에 신고하고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으면 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