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생굴 가격에 비상이 걸렸다. 태풍 ‘힌남노’가 지난달 한반도를 직격한 여파로 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노량진 수산시장의 굴 도매가격은 ㎏당 평균 1만1048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9.5% 오른 금액이다. 9월 가락시장 굴 도매가격은 1만1247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7% 높게 형성됐다.

태풍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게 굴 가격 강세로 이어졌다. 시간당 최대 100㎜에 가까운 많은 비를 뿌리며 강한 바람을 동반한 힌남노는 지난달 연안 굴 양식장에 큰 피해를 줬다.

비가 짧은 시간 동안 많이 내려 굴 생육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비가 바다에 흡수되면 바닷속에 산소가 부족한 물 덩어리인 빈산소수괴가 발생한다. 이는 양식 수산물의 질식사를 유발한다. 빈산소수괴로 인해 남해안 일대 굴 양식장에는 알맹이 없이 껍데기만 남은 굴이 속출하는 등 굴 폐사가 크게 늘었다.

그 결과 지난 12일 경남 통영 굴 수하식 수협에서 열린 올해 첫 경매에선 위판(위탁판매) 물량이 16.0t에 그쳤다. 지난해 첫 경매(2021년 10월 21일) 물량(35.1t)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대형마트 업계는 김장철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굴 생산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뛰자 비상이 걸렸다. 이마트는 산지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간 생굴이 나오기 시작하는 10월에는 통영에서만 주로 굴을 매입했지만 올해는 고성과 거제, 사천 등으로 지역을 넓혀 대대적인 물량 확보에 나섰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