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농작물 재배해 어려운 이웃에 전달…판매수익은 장학금으로
"더 많은 아이가 나눔의 기쁨 배우면서 성장하길 기대"
[#나눔동행] 세종시가족봉사단 이끄는 '다커 언니' 양미영 씨
"조그만 것이라도 함께 나누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일할 때 가슴 벅찬 행복을 느낍니다.

힘닿을 때까지 봉사활동을 할 생각입니다.

"
세종시복덩이가족봉사단을 만들고 이끄는 양미영(50) 단장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무한한 행복과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세종한누리 주간보호센터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양 단장은 2015년 세종시복덩이가족봉사단을 결성하고 코로나19 확산 등 어려운 환경에도 아랑곳없이 꿋꿋하게 봉사단을 이끌고 있다.

10여가족 40여명으로 이뤄진 세종시복덩이가족봉사단이 가장 중점을 두고 펼치는 봉사활동은 채소 등 농작물 재배를 통한 기부이다.

[#나눔동행] 세종시가족봉사단 이끄는 '다커 언니' 양미영 씨
봉사단원들은 농번기 주말마다 가족끼리 복숭아와 딸기 농장 등에서 일손을 보태고, 1천650㎡에 이르는 텃밭에서 배추, 무, 상추, 파, 고구마, 감자 등을 재배한다.

직접 이랑과 고랑을 만든 뒤 모종을 심고 거름과 비료, 물을 주며 정성을 쏟는다.

수확한 채소로 김치를 담가 사회복지시설 등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고, 일반 가정에 판매하기도 한다.

김치 판매 수익금은 저소득 가정에 자녀 장학금으로 전달된다.

매년 11월 초부터 이듬해 2월까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연탄 나눔 봉사도 하는데, 연간 배달량이 수천장에 이른다.

올해 말복(8월 15일) 직전에는 삼계탕 500인분을 만들어 독거노인들에게 제공했고, 지난달 초 추석 연휴 즈음에는 송편과 부침개 등 명절 음식을 만들어 전달하기도 했다.

[#나눔동행] 세종시가족봉사단 이끄는 '다커 언니' 양미영 씨
양 단장은 "혼자 사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삼계탕 한 그릇을 맛있게 비운 뒤 '정말 잘 먹었다'고 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엇이든 통 크게 나눠준다는 뜻의 '다커 언니'로 불리는 그가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1년 전인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충남 연기군 서면사무소 봉암센터(현 세종시 연서면사무소 봉암출장소)에서 잠시 복지 담당 공무원으로 일할 당시 어려운 이웃에게 10㎏들이 쌀 한 포대씩을 나눠줬는데, 70대 할머니의 쌀을 자신이 가져다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할머니가 쌀을 어깨에 짊어지고 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제가 건네받아 땀을 뻘뻘 흘리며 1.5㎞나 떨어진 할머니 집에 가져다 놓고 센터로 돌아오면서 '이게 진정한 행복이다.

앞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야겠다'란 생각을 했다"고 회고했다.

[#나눔동행] 세종시가족봉사단 이끄는 '다커 언니' 양미영 씨
그는 이후 각종 봉사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해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봉사 시간을 채우려고 마지못해 나온 학생들을 보면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진정한 의미의 봉사단체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양 단장은 "봉사단체에서 일할 때 학생들로부터 봉사활동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는데, 주로 '무슨 일을 하느냐', '봉사시간 몇 시간 주냐' 등"이라며 "학생들이 실제 봉사활동을 할 때도 시간 때우기에 급급한 모습을 많이 보여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와 자녀가 봉사활동을 함께 하면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우리 사회도 한층 밝아질 것이란 믿음에서 가족봉사단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족봉사단을 운영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처음 봉사활동에 참여한 중고생들이 이미 여러 차례 봉사활동을 경험한 초등학생한테 잔소리를 들으며 농작물 재배와 예절 등을 배우는 모습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그는 "조금 일찍 봉사활동을 시작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알려주는 농작물 거름·비료 주기와 상 위에 젓가락 놓는 법, 어르신에게 인사하는 방법을 신참 중고생들이 따라 하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나눔동행] 세종시가족봉사단 이끄는 '다커 언니' 양미영 씨
세종시복덩이가족봉사단을 8년째 이끄는 그에게 소박한 꿈이 하나 있다.

주변의 더 많은 아이가 부모와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나눔이 기쁨이 되고 섬김이 보람이 돼 돌아오는 과정을 배우면서 성장했으면 하는 것이다.

양 단장은 "우리 사회가 더 밝고 건강해지려면 가정이 평안하고 이웃이 행복해야 한다"며 "더 많은 가정이 가족 사랑을 이웃사랑으로 확산해 우리 사회가 더 포근하고 따뜻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