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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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IT(정보기술) 사업에서 중소기업의 참여를 보장하는 ‘공공 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난립돼 있던 수백여 종의 정부 부처의 복지 업무를 한데 모으는 대규모 공공 사업에서 중소기업이 구축한 서비스가 먹통을 일으키자 대기업인 LG CNS가 나선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최근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주관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구축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 컨소시엄 한국정보기술의 요청에 따라 IT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긴급 투입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각 정부부처에서 사회 복지를 담당하는 대형 IT 시스템 5개를 통합해 전면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형 프로젝트다. 2020년 3월 해당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LG CNS는 한국정보기술, VTW 등 2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수주했다. 사업비는 1200억원 규모로 사업 지분율은 LG CNS가 50%, 한국정보기술이 30%, VTW가 20%로 구성됐다.

해당 사업은 크게 지자체 공무원용 ‘행복이음’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용 ‘희망이음’, 대국민 서비스인 ‘복지로’ 등 3개의 시스템으로 나눠졌다. 행복이음 구축은 한국정보기술이, 희망이음은 VTW가 맡았다. LG CNS는 복지로의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을 맡았다.

2013년 개정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은 공공SW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같은 신기술과 신사업 관련 공공 사업의 경우 예외적으로 대기업 참여가 허용된다. 다만 중소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 없이는 사실상 대기업이 사업을 수주할 수 없는 구조다. LG CNS가 당시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이들에게 사업의 절반을 맡긴 것도 이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공공 사업자 선정 평가방식에서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지분율이 50% 이상으로 구성해야만 상생점수 5점을 받게 된다”며 “0.1점 차이로도 승패가 갈리는 공공사업에서 5점 확보는 필수인데 중소기업과의 상생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사업 수주만을 위한 의무적인 평가항목으로 변질되는 상황이 나온다”고 말했다.

문제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사업에서 중소기업이 맡은 행복이음, 희망이음 사이트가 지난 6일 개시 후 곧바로 오류가 발생해 십수일간 지속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과 사회복지 관계자들이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당초 이 사업은 컨소시엄이 함께 맡고 있지만, 각 사가 구축하는 영역은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공공 SW 사업은 컨소시엄 업체가 맡은 업무 영역에 서로가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LG CNS는 행복이음, 희망이음 사이트에서 오류가 계속되자 복지부와 컨소시엄의 요청에 따라 전문가로 구성된 TF를 긴급 투입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똥은 LG CNS에 튀었다. 공공 SW 사업은 컨소시엄 내 일부 사업자의 과실이라 하더라도 전체가 함께 연대 책임을 지는 ‘공동이행방식’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섭 LG CNS 대표는 이러한 이유로 복지부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신청돼 다음달 6일 증언대에 서게 될 전망이다.

이번 사례로 공공 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에 대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각종 규제로 대기업 참여의 문턱을 높인 공공 사업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정부가 그제서야 대기업에 손을 빌리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어서다. LG CNS는 2020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e학습터' 네트워크 과부하 및 로그인 지연 사태, 지난해 7월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 시스템 먹통 사태 당시 정부의 SOS를 받고 문제 해결에 나섰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