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尹 '이 XX들'은 미국 아닌 한국 국회에 한 말"
"대통령 외교 왜곡하는 것은 국익 자해행위"
'韓 의회에 비속어 써도 문제 아니냐' 지적에
"동맹 조롱국으로 전락하는 건 짚고 넘어가야"
野 "국민 대표기관 169명이 정녕 XX들인가"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뉴욕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 방송사 영상에 잡힌 윤 대통령의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는 발언에 대해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이 해당 발언을 한 것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제 7차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걸어 나오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의회의 우리 파트너들과 협력해 국제기금(글로벌 펀드)에 60억 달러를 추가 기부해 전체 금액을 140억달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기금 조성을 위해 미 의회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만약 윤 대통령이 '바이든'이라고 말했다면 '이 XX'의 주어는 60억 달러 규모의 국제기금 승인의 키를 쥐고 있는 미 의회가 된다.
이에 대해 김 수석은 "여기에서 미국 얘기가 나올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야당이 이 같은 기조를 꺾고 국제사회를 향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했다"며 "'우리 국회에서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박 장관의 말은 영상에 담겨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대한민국 정부는 글로벌 펀드에 1억불 공여를 약속했다. 대한민국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며 우회적으로 대통령실의 해명에 힘을 실었다. 김 수석은 야당을 향해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왜곡하고 거짓으로 동맹을 이간하는 것이야말로 국익 자해 행위"라고 밝혔다.
해당 발언이 우리 국회를 향한 것이어도 비속어를 쓴 것은 문제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오가는 듯한 거친 표현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동맹을 조롱하는 국가처럼 전락하는 것에 대해 분명히 짚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대표기관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XX들이냐"고 지적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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