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
올해 서머 시즌 LCK 첫 우승컵 들어올린 룰러(박재혁)
올해 서머 시즌 LCK 첫 우승컵 들어올린 룰러(박재혁)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1번 시드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참가하는 젠지 e스포츠가 대회 시작 전부터 웃었다. 지난 12일(한국 기준)에 진행된 롤드컵 조 추첨식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무난한 조에 배정받았기 때문이다. 벌써 조별리그 1위는 확정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젠지는 총 4개 조에서 D조에 속하게 됐다. 같은 조에는 북미 리그 LCS 2번 시드 100시브즈와 태평양 연안 리그 PCS 1번 시드 CFO(CTBC 플라잉 오이스터)가 배정됐다. LCS 우승 팀 C9과 작년 롤드컵 우승 팀 에드워드 게이밍(EDG)를 만난 T1과 중국 리그 LPL 우승 팀 징동 게이밍(JDG)과 유럽 리그 LEC 9회 우승의 G2 e스포츠를 상대하게 된 담원 기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음 편한 대진이다.

변수는 LPL 4번 시드인 로열 네버 기브업(RNG)이다. RNG가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통과하면 젠지가 속한 그룹 D조에 합류하게 된다. 조별로 같은 지역 팀이 속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D조를 제외한 나머지 세 조에는 LPL 팀들이 이미 배정됐다. RNG는 올해 LPL 스프링과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을 우승한 강팀이다. 하지만 서머 시즌에는 정규리그 4위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조 1위 경쟁에서 젠지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젠지는 올해 서머 시즌 정규리그 17승 1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보였다. 세트 득실도 +30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파죽지세를 이어갔고 결승전에서는 스프링에서 패했던 T1에게 세트 기준 3 대 0으로 완승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이후 글로벌 매체들의 예측에서도 2022 롤드컵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이번 서머 시즌 LCK 우승은 피넛(한왕호)를 제외한 도란(최현준), 쵸비(정지훈), 룰러(박재혁), 리헨즈(손시우)에게는 모두 첫 번째 우승컵이었다. 롤드컵도 비슷한 상황이다. 룰러를 제외한 4명의 선수는 롤드컵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룰러는 지난 2017년 젠지의 전신인 삼성 갤럭시 시절 롤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2022 LCK 서머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룰러는 “롤드컵 우승을 해봐서 얼마나 맛있는지 안다”라며 “이번에 좋은 팀원들과 꼭 우승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여름 팀명을 바꾼 후 젠지라는 이름으로 첫 LCK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젠지가 롤드컵 역사에도 그 이름을 남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룰러는 본인의 공언대로 팀원들의 ‘롤드컵 성불’을 이뤄줄 수 있을까?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