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의 법적 정당성을 판단하기 위한 법원 심문을 앞두고 당 지도부와 이준석 전 대표가 여론전과 수싸움을 이어갔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13일 이 전 대표가 제기한 여러 가처분에 대해 “법원이 사법자제의 선을 넘고 지키지 못하면 매우 우려스러운 일들이 발생한다”며 “결국 법원이 정치 위에 군림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 사법화를 유도하는 건 그런 면에서 하책(下策) 중 하책”이라고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전날 방송에 출연해 “재판부의 성향을 보니 정치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에 과감하게 들어가 적극적으로 사법 판단을 해왔다”며 “아주 나쁜 선례”라고 공격했다.

이 전 대표는 반격에 나섰다. 변호인단을 통해 발표한 서면 입장문에서 “국민의힘은 재판부에 대한 망국적인 지역(호남) 비하 발언, 철 지난 색깔론 공세, 정치판사 등 인신공격, ‘선을 넘지 말라’는 등 겁박을 즉각 중단하고 겸허하고 반성적 자세로 재판에 임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정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와 관련된 가처분신청 심문 기일을 14일에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에 심문기일 통지서를 송달받아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해당 가처분 심문은 28일로 연기됐다. ‘개고기’ 발언 등과 관련해 당 윤리위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논의하는 날이다.

이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의 심문기일 연기 신청에 대해 “징계를 통해 직을 박탈한 뒤 법원에 가서 ‘당적이 박탈됐으니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하려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지난 5일 전국위의 당헌 개정 의결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내용 등 이 전 대표가 낸 다른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14일에 심문하기로 했다. 비대위 전환 요건을 구체화한 당헌 개정이 무효화되면 새 비대위도 출범 근거를 잃게 된다. 이 전 대표는 남부지법에 출석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