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안배로 '통합' 내세웠지만…2030은 '0명'
국민의힘이 13일 6명의 지명직 비상대책위원을 선임하며 ‘정진석 비대위’를 공식 출범시켰다. 비대위원에는 서울과 충청, 영호남 인사들이 고르게 뽑혔다. 하지만 ‘주호영 비대위’에 2명이나 포함됐던 20·30대 청년 비대위원이 자취를 감춘 데다 친윤(친윤석열) 인사가 전진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원 임명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따라 주호영 비대위가 좌초한 지 18일 만이다.

‘통합형 비대위’를 강조해온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총 6명인 지명직 비대위원을 지역별로 고르게 인선했다. 원내 인사로는 대구·경북(TK) 출신 김상훈 의원(3선)과 부산·경남(PK) 출신 정점식 의원(재선), 광주광역시 출신 전주혜 의원(초선·비례)이 합류했다. 원외에선 김종혁 당 혁신위원회 대변인(경기),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서울), 김병민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서울)이 임명됐다.

3선 중진이지만 계파색이 옅은 김 의원을 배치한 것은 비대위의 중립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혁신위에 몸담고 있는 김 대변인을 배치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준석 전 대표가 출범시킨 혁신위 인사를 발탁해 갈등 봉합에 힘쓰겠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지난 8일 최재형 혁신위원장에게 비대위 합류를 제안했지만 최 위원장이 이를 고사한 바 있다.

다만 친윤 색채가 강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대위에 합류한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의 검찰 선배이자 측근이다. 두 사람은 1994년 대구에서 초임 검사 시절을 함께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20년 지기’로 알려진 검찰 수사관 출신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도 한때 비대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계파 논란을 의식해 90분 만에 사의를 밝혔다. 청년과 여성 몫으로는 김 위원장과 김 전 대변인이 각각 임명됐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