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시농부 수요, 8년새 2배 넘게 증가…농지 공급은 4년 전부터 줄어
공동체·친환경·기후변화 신기술로 다변화…농업의 다원 가치 확산에 한몫
도시농부는 느는데 도시텃밭은 감소세…택지개발 영향 등 추정
"손톱만 한 작은 땅이지만 제 손으로 키워서 수확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모종을 심고 비료를 주고 비닐을 띄우는 작업이 아직도 익숙하지 않지만, 은퇴 후 귀농도 조금씩 생각하게 될 만큼 보람을 느껴요.

"
경기 성남시가 분양한 주말농장에서 텃밭을 가꾸는 김모(53·회사원) 씨 부부는 주말마다 농부로 변신한다.

10여년 전 서울 송파구에 살 때도 경험했다가 접었던 주말농부 생활을 아이 둘을 모두 대학에 보내면서 2년 전부터 다시 시작했다.

도시농부는 느는데 도시텃밭은 감소세…택지개발 영향 등 추정
경기지역 도시 외곽 자투리땅을 활용한 도시농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씨 부부 같은 도시농부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 따라 택지개발이 지속되면서 도시텃밭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9일 경기도와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도내 도시농업 면적은 8천675곳에 261㏊, 도시농업 인구는 51만8천4578명이다.

이는 8년 전인 2013년 4천401곳에 216㏊, 22만5천621명과 비교하면 4천374곳(102%)에 45㏊(21%), 28만2천836명(130%) 증가한 것이다.

도시농업 인구 증가율이 2배 이상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도시농업 면적은 늘지 않고 오히려 4년 전부터 감소세를 보인다.

도시농업 면적은 2017년 327㏊까지 늘어났으나 이후 2019년 276㏊ 이어 지난해는 이보다 더 준 것이다.

이는 경기지역에 집중되는 택지개발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도심 텃밭으로 일부 활용되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면적만 보더라도, 각종 개발사업으로 2013년 11만7천500㏊에서 11만3천200㏊로 분당신도시 2개 이상 넓이인 4천300㏊가 사라졌다.

주로 도시근교 지역에 조성되는 3기 신도시 사업의 경우 90% 이상이 경기도다.

도시농부는 느는데 도시텃밭은 감소세…택지개발 영향 등 추정
도시농지 감소에도 도시농부가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주말이라도 농촌생활을 체험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릴 적 농촌생활이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것을 넘어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도 비록 적은 양이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내 손으로 생산하는 건강·웰빙 열풍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도내 도시농업 유형을 보면, 도시농업인 수 기준으로 근린생활형(33.1%)이 주를 이루고 주택활용형(21.6%), 농장·공원형(19.4%), 학교교육형(18.8%), 도심형(3.0%), 양봉·곤충(0.1%) 등의 순이었다.

면적 기준 역시 근린생활형이 27.9%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도와 시군 지자체에서는 도시농업 공간 확보와 지원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도시농부는 느는데 도시텃밭은 감소세…택지개발 영향 등 추정
지난해 하남 등 4개 시군이 공영도시농장, 실내 정원 등의 형태로 도시농업 공간 3천755㎡를 조성한 데 이어 올해는 광명을 비롯한 6개 시군에서 8곳에 2만357㎡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경기농수산진흥원은 지난해 4곳에 이어 올해 3곳에 도민텃밭을 조성해 운영한다.

도시농업 텃밭 내 '그냥드림텃밭' 10곳도 조성해 지역 공동체가 공동경작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취약계층에 나누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도시농업 전문가를 육성하고 찾아가는 도시농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주말농장이나 학교텃밭에 영농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이 밖에 도시민 참여형 아파트 정원 조경 관리, 실내공간을 활용한 그린스쿨·오피스 조성, 물고기와 식물을 함께 기르는 아쿠아포닉스 수경재배 등 새로운 기술도 보급 중이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에 대응해 도심지 그린커튼 조성과 아열대 커피나무 시설재배, 탄소 저감 원예작물 재배 기술 등도 도시농업 분야에서 확대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경기지역에 집중된 개발에 따른 도시화로 도시농지 공급은 줄고 있지만, 도시농업 관심과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도시농업의 다원적인 가치가 확산하도록 야외텃밭은 물론 실내까지 도시농업 공간을 지속해서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