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70원대 돌파…1거래일 만에 연고점 경신 [외환시장 워치]
원·달러 환율이 1370원을 돌파하면서 1거래일 만에 연고점을 새로 썼다. 달러 강세에다 위안화 약세로 원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원80전 오른 1371원4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2009년 4월 1일(1379원40전) 이후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원40전 오른 1365원에 거래를 시작한 직후 1361원70전까지 내렸지만, 반등해 1375원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한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20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10선까지 치솟았다.

지난 2일 미국의 8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31만5000명으로 시장 예상치(29만8000명)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3.7%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 소폭 증가는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됐다”며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0.3% 증가에 그치면서 임금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진정될 것이란 낙관적인 해석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가 기준금리 인상에도 연착륙할 것이란 신호로 읽혔다는 의미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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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안화 약세가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0.48% 내린 달러당 6.93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수준이다.

위안화 약세는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봉쇄, 부동산 침체, 60년 만의 폭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3월 중국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 봉쇄 쇼크가 가시기 전에 최근 청두가 봉쇄된 데 이어 중국 3위 경제 도시 선전이 사실상 전면 봉쇄에 들어갔다. 청두와 선전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를 차지한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에 들어갔다는 분석과 함께 1961년 기상 관측 이후 최악의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위안화 약세와 관련, “폭염이 지난 6월부터 지속되면서 전력난이 가중되고 제조업체들의 조업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점검회의에서 "8월 들어 무역수지 악화, 위안화 약세 영향이 중첩되며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높아진 환율 수준과 달리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