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켜보자" 서울 아파트 증여 3개월째 내리막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이 2년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4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거래원인별 아파트 거래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337건으로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4천651건)의 7.2%를 차지했다.

이는 전월인 6월의 11.2%에 비해 4%포인트(p)가량 낮아진 것이면서 2019년 11월(6.1%)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올해 1월 10.2%에서 시작해 4월에 23.1%까지 높아지고, 5월에도 17.2%로 비교적 높은 비중을 유지했었다. 3월 대선을 전후해 주택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을 팔기보다 증여를 택한 수요가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5월 10일부터 1년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다주택자가 부담부 증여시 양도세를 일반 세율로 낼 수 있게 됐음에도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5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 추세다.

같은 달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가 3천388건으로 전체 거래량(4만2천595건) 대비 7.9%를 기록하며 전월(5.2%)보다 비중이 높아진 것과 달리 서울은 낮아진 것이다.

수도권인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 증여 비중이 지난 7월 각각 10.9%, 11.8%로 전월(4.3%, 3.0%)보다 높아진 것과도 다른 양상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증여 역시 '좀 더 지켜보겠다'는 관망 수요가 늘었다"며 "집값이 비싼 서울의 경우 실거래가가 하락하는 만큼 증여세도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서울 주택 전체(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의 증여 비중도 8.6%로 전월(9.7%)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7.8%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다만 다주택자 부담부 증여의 경우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되는 내년 5월 이전까지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고, 내년 6월 1일 보유세 부과일을 기점으로 그 이전에 주택 수를 줄이려는 다주택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