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복 미사…33일간 짧게 재위했지만 가톨릭 성인 반열 '성큼'
'미소의 교황' 요한 바오로 1세, 복자 된다
'미소의 교황' 요한 바오로 1세(1912∼1978)가 복자(福者) 반열에 오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의 시복 미사를 주례한다.

시복은 로마가톨릭교회에서 성성(聖性)이나 순교 등으로 인해 공경할만한 이를 복자로 선포하는 교황의 선언이다.

가톨릭교회는 공적인 공경 대상으로 올려진 이에게 가경자(可敬者), 복자, 성인(聖人) 등의 경칭을 부여한다.

복자는 영웅적 성덕이 인정돼 가경자 칭호를 받은 이가 기적 심사까지 통과하면 갖게 되는 경칭이다.

여기서 한 번의 기적이 더 인정되면 성인이 된다.

요한 바오로 1세는 이탈리아 북부 알비노 루치아니에서 가난한 벽돌공의 아들로 태어나 제263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1978년 8월 26일 즉위한 뒤 33일 만인 9월 28일 갑작스럽게 선종해 역대 가장 짧은 재위 기간을 가진 교황 가운데 한 명으로 기록됐다.

공식 사인은 심장마비로 발표됐으나 비교적 젊은 나이인 65세에 선종한 탓에 자살에서부터 그의 교회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 특히 바티칸 은행에 의한 암살 가능성 등 갖가지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교황의 영면과 관련한 목격자들의 진술까지 엇갈려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으나 교황청은 부검을 거부했다.

재위 기간은 극히 짧았으나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은 온화한 미소, 따뜻한 말, 겸손한 성품을 통해 '미소의 교황'으로 불리며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의 시복 심사는 2003년 11월 시작됐다.

이후 2017년 가경자로 선포됐고, 지난해 10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복자 자격까지 승인받았다.

2011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 사제가 난치성 뇌병증을 앓던 11세 소녀를 위해 요한 바오로 1세에 기도를 올린 후 해당 소녀가 갑자기 완치된 사례가 기적으로 인정됐다.

이로써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은 성인의 반열에 오르는 시성까지 한 번의 추가 기적 심사만 남겨두게 됐다.

20세기 들어 시성된 교황은 비오 10세(1835∼1914)와 요한 23세(1881∼1963), 바오로 6세(1897∼1978),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 등 4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