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에도 팍팍해진 살림…2분기 국민소득 1.3% 감소
올해 2분기 한국의 국민총소득(GNI·국민소득)이 전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지난 1분기 플러스 전환한 국민소득이 석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0.7%로,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았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GNI는 468조4121억원으로 지난 1분기(474조6858억원)보다 1.3% 감소했다. 국민소득은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 증가 전환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2020년 2분기(-2.0%)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실질 GNI는 일정 기간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말한다.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합치고 외국인이 국내서 벌어들인 소득을 빼서 산출한다. GNI는 한국 국적 국민이 벌어들인 모든 소득을 뜻하고, GDP는 한국 영토 안에서 모든 국적의 국민이 벌어들인 소득을 말한다.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0.7%로 지난 7월 집계된 속보치와 동일했다.

GDP는 늘었는데 GNI가 줄어든 것은 교역조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실질무역손실은 28조원으로 전분기(19조원)보다 확대됐다. 원유, 석탄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오르면서다. 여기에 한국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가격이 내린 영향도 컸다.

한국 국민이 국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간 소득을 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5조3000억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감소한 것도 GNI가 줄어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관교 한은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최근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실질 국내총생산과 국민총소득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반도체와 원유 가격에 의해서 교역조건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민간소비 등 내수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 경제의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물가를 나타낸다. 저축률은 34.2%로 전기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1.2%)보다 최종소비지출(3.7%)이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면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