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통령실 사적 채용·무속인 논란 '난타전'
여야가 23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실 인사와 무속인 논란 등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 문제와 사적 채용 논란 등을 집중 부각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당시 의혹을 끄집어내며 맞섰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운영위에서 “사적 채용 문제는 공개·비공개 얘기가 아니라 능력도 안 되고 검증도 안 됐는데 대통령 부부를 안다는 이유로 채용했다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 등 비선조직이 바깥에 있었다면 지금은 대통령실에 파이프라인을 꽂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도 “(여당이) 사적 채용을 계속 말하는데 일 잘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추천받아 채용하는 걸 뭐라 하나. 6촌 채용하고, 친구 아들 채용하는 걸 문제 삼는 것”이라며 “그게 잘못한 일인 걸 모른다는 건 굉장히 후안무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은 “유독 윤석열 정부에만 지나치게 엄격하게 사적 채용이라는 프레임을 들이미는 것은 편협하고 지나친 정치공세”라는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제가) 대통령실 근무가 다섯 번째인데 그동안 대통령실에서 공개 채용한 사례는 없었다”고 호응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인의 프랑스 국적 딸을 청와대에 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대통령실이 해당 인사의 위법성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야당의 사적 채용 공세가 이어지자 ‘나도 사적 채용을 당했다’는 고백도 나왔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제가 스물아홉에 박관용 당시 비서실장 소개로 김영삼 정부 청와대 비서실에 들어갔다”며 “저는 한 번도 시험을 안 쳤고 제 인생은 사적 채용으로 일관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장관 후보자의 잇단 낙마 등 인사 검증 책임을 두고 김 실장 사퇴 요구도 이어졌다. “보필을 잘못하고 있다고 시인했는데 책임질 의향이 있느냐”는 양경숙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김 실장은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지금까지 모든 게 잘못되지는 않았다”며 “지금 전체 임기로 보면 5% 정도 지났으니 좀 지켜봐 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무속인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김건희 여사에게 건진법사와의 관계를 물어본 적 있냐”는 강득구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김 실장은 “한번 체크해봤는데 한 1년간 (교류가) 전혀 없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 그리고 대통령 부인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건가’라는 이어진 질의에도 “그렇다”고 했다.

김 실장은 김 의원이 “대통령실이 대기업들에 건진법사를 주의하라고 당부 메시지를 보낸 걸로 안다”고 하자 “혹시 메시지가 있으면 좀 달라”고 하며 부인했다. 이어 “그런 얘기를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대통령실이 어떻게 기업들에 누가 위험하니 조심하라 그런 지시를 보낼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형주/김인엽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