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에 맞춰 금융회사들의 고금리 예적금 특판이 쏟아지고 있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던 돈을 회수해 금리가 높은 예·적금 상품에 넣어두려는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특판 상품은 최고 금리를 받기 위해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매달 자동이체를 설정해야 하는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한 조건 충족이 쉽지 않다면 마치 예적금처럼 활용할 수 있는 증권사 발행어음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일부 증권사는 연 4%대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발행어음을 판매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약정 수익률을 지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선정된 증권사들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200% 내에서만 발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예금자보호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발행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손실 가능성이 없어 저위험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크게 △약정식 △적립식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은행으로 치면 각각 예금·적금·수시입출금식 통장과 기능이 비슷하다. 이 중 약정식 발행어음 상품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1년 만기 기준 수익률 연 4.15%의 ‘퍼스트 발행어음’ 상품을 운영 중이다. 6개월 만기 수익률은 연 3.95%다. 한국투자증권은 토스뱅크와 제휴하고 있는데, 토스 앱에서 해당 상품을 가입하면 1년 만기 수익률 연 4.2%, 6개월 만기 수익률 연 4.0%로 한국투자증권에서 직접 가입하는 것보다 오히려 유리하다. 단 토스뱅크를 통해 가입한다면 기존 한국투자증권 계좌가 있더라도 새 계좌를 만들어야 하고 최대 5000만원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토스뱅크와 공동으로 최대 연 4.5% 수익률을 선보였던 제휴 특판 상품은 가입 고객이 몰리면서 출시 나흘 만에 2000억원의 판매 한도가 모두 소진됐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최대 연 4.15% 수익률의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했다. 두 회사 모두 1년 만기 수익률은 연 4.15%, 6개월 만기는 연 3.95%로 동일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최대 연 4.10% 수익률의 발행어음을 판매 중이다. 1년 만기 연 3.0~3.5%대 수준인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웃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 발행어음의 6개월 만기 수익률은 연 3.0%여서 1년 만기 상품에 비해 수익률이 상당히 낮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고금리 증권사 발행어음, 예·적금처럼 활용하려면…
발행어음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별다른 가입 조건이 없다는 것이다. 토스뱅크와 제휴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상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100만원 이상 예치해야 한다는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 금액 상한선도 없어 목돈을 안정적으로 굴리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다만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