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무원노조 "기대 보다 걱정 앞서"…원주시의회도 "아쉽다"

민선 8기 원주시정이 내놓은 조직개편안의 밑그림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원주시는 경제와 기업·투자 유치 분야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민선 8기 조직개편안을 지난 18일 입법예고 했다.

'경제부서만 시청 부서인가요'…원주시 조직개편안 '와글와글'
이에 원주시청 공무원노동조합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시 노조는 "인수위원회 때부터 경제와 문화의 분리는 예견된 일이었다"며 "문제는 인구 36만명의 원주시가 6개국을 초과할 수 없다 보니 건설교통국(5개 과)과 도시주택국(8개 과)이 도시국(7개 과)으로 통합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개국의 통합에도 산하 13개 부서는 그대로 유지됐는데 이는 그 부서들이 시 행정에 꼭 필요한 부서라는 방증"이라며 "경제·문화 분리를 위해 변화가 필요 없던 2개국을 통합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할 이유야 있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투자유치과를 신설하는 의지를 보인 경제국은 이해하나 문화국 내 문화적 성격을 띤 부서는 문화예술·관광·체육 등 3개 과 뿐"이라며 "도시재생·교통행정·대중교통 등 3개 과를 문화국에 배치한 라인업은 당황스럽다"고 강조했다.

시 노조는 "강박에 가까운 경제문화국 분리 의지가 건설교통국·도시주택국의 통폐합으로 이어진 모양새"라며 "이 과정에서 흩어진 몇몇 부서가 성격에 맞지 않는 국에 배정됐고 통합된 2개국 기술 직렬의 사기 저하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입법 예고 기간이 닷새밖에 안 되는 것도 의견을 수렴하기 부족한 시간이지만 수정할 시간은 아직 있다"며 "내부 구성원도 이해할 수 없는 부서 조정안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수는 없는 만큼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청 내부에서도 조직개편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 게시판에는 '경제부서만 시청 부서인가요', '문화국에 교통행정·대중교통이 웬 말인가요', '경제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다른 국·과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 조직개편'이라는 내용의 글이 와글와글 달렸다.

특히 현안인 원주 고속버스터미널 존폐 논란과 관련해 '고속버스터미널 이전 이슈 부서를 홀대하다니요'라는 내용의 글도 게시됐다.

'경제부서만 시청 부서인가요'…원주시 조직개편안 '와글와글'
원주시의회도 조직개편안 입법 예고 후 가진 시 집행부와 간담회에서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다.

건설도시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위원회 소관 부서가 상당수 조정된 것이어서 당황스럽다"며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조직개편안을 담은 '원주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및 정원 조정 조례는 오는 22일까지의 입법예고 기간을 거친 뒤 다음 달 원주시의회에 제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