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 캡처
사진=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 캡처
"우영우 보다가 지난주 위암 판정받은 친정아버지 생각에 눈물을 터트렸어요"

지난 11일 ENA 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일밖에 모르던 14년 차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강기영 분)’이 위암 판정을 받고 제주도로 출장을 가는 장면이 방영됐다.

제주로 떠나기 전 피를 토하기도 했던 그는 위암 3기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재판장에서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로 배를 움켜쥐던 명석은 ‘쿵’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병원에 실려간 명석은 결국 투병 사실을 전하며 오히려 주위 사람들을 위로했다.

하지만 영우는 위암 3기 판정받고도 "한국이 위암 치료 1등이다"라며 낙관적인 명석을 향해 "5년 생존율이 30~40%다"라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영우는 "위암 치료는 한국이 세계 1등일지 몰라도 3기니까 괜찮을 거라고 방심해선 안 된다"며 "위암 3기는 근육층, 장막하층, 장막층에 침습이 있거나 주위 림프절에 암세포가 퍼진 단계로 수술하더라도 재발 확률이 높아 보조적인 항암 치료가 권고되는 단계다"라고 강조했다.

명석의 건강을 걱정해서 한 말이었다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영우는 반복 어법으로 위암 환자의 생존율을 반복해서 언급했고 "곧 죽을지 모른다"는 표현은 방송 내내 거듭됐다. 이에 불편함을 느낀 시청자들의 원성이 암 환자들의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우영우를 시청하다 위암 생존율 언급에 불편함을 느낀 시청자의 후기 (출처 = 네이버 카페)
우영우를 시청하다 위암 생존율 언급에 불편함을 느낀 시청자의 후기 (출처 = 네이버 카페)
드라마 대사로 인해 실제 위암 투병 중인 환자는 물론 위암 판정을 받은 이들의 가족들 또한 불편함을 느꼈다는 것.

암 환우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재밌게 보던 드라마인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제가 암 환자가 아니었다면 피식 웃고 넘겼겠지만, 마음이 아팠다. '우영우' 작가가 암 환자였다면 저리 쉽게 대사를 넣었을까", "우영우처럼 밝고 즐거워지려고 노력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자고 났는데도 계속 생존율 대사가 떠오른다"는 글이 공유됐다.

또 다른 시청자는 "어머니가 암이 전이된 후 지금 4기인데 우영우가 3기 생존율 30% 얘기할 때 4기 생존율을 찾아보니 8.9%였다. 갑자기 너무 슬퍼졌다"고 적었다.

위암은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부터 격심한 통증이나 출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위염이나 위궤양 등의 증상과 잘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위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있다고 하더라도 경미하여 약간의 소화불량이나 상복부 불편감을 느끼는 정도이므로, 건강한 성인, 특히 장노년층의 건강하던 사람에게서 소화기와 관련된 이상 증상이 생기게 되면 반드시 검진받아 보아야 한다.

진행된 위암에서는 때로는 배에서 덩어리를 만질 수도 있으며,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흑색변을 보거나 토혈할 수도 있고, 이에 따라 빈혈이 생길 경우 안면이 창백해지며, 빈혈에 의한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위선암으로 인해 위 천공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급성 복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위암 발생이 많은 나라에서는 40세 이후에는 소화기 관련 증상이 없더라도 1~2년에 한 번씩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며, 40세 이전이라도 지속적인 소화기 증상이 있거나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을 경우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