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유기업들이 2분기에 ‘역대급’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 우크라이나전쟁으로 2분기에 국제 유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2분기에 한정된 ‘반짝 실적’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급 실적 낸 정유사들, 하반기는 미지수"
2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은 2분기에 179억달러(약 23조34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6억9000만달러)의 네 배다. 2위 석유기업 셰브런의 2분기 순이익도 11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1억달러)의 네 배에 달했다. 네덜란드 셸과 프랑스 토탈에너지도 2분기에 각각 115억달러, 98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이 2분기에 좋은 성적을 낸 이유는 원유 가격에 있다.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서 2분기 유가가 뛰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며 맞불을 놓자 유가는 더 올랐다.

2분기 서부텍사스원유(WTI)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109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114달러였다. 유가가 오르면 엑슨모빌처럼 유전을 개발해 석유를 생산하는 정유기업은 재고평가이익이 오르는 효과를 누린다. 대런 우즈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석유 공급 상황이 악화되면서 원유와 천연가스, 정제 제품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이 정점일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최근 유가 상승 동력이 떨어져서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만큼 원유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월 말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WTI는 최근 90달러대 초·중반으로 떨어졌다. 브렌트유도 같은 기간 배럴당 110달러대에서 10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