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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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사진)이 1일부터 휴가에 들어갔다. 당초 지방 휴가지 방문을 고려했으나 서울 서초동 자택에 머물기로 했다. 격랑에 휩싸인 여당의 상황과 20%대로 하락한 지지율 등을 감안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의 휴가와 관련해 “당초 2~3일 정도 지방에서 휴가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는데, 여러 가지를 검토하다가 최종적으로 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지금은 계속 댁에서 오랜만에 푹 쉬고 많이 주무시고 가능하면 일 같은 건 덜 하면서 산보도 하고 영화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휴가 전 참모들에게 추석 물가 상승 요인을 찾아 사전에 대비하고,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대해 매일 국민과 소통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 현장의 원·하청 임금 이중구조에 대한 개선책 마련도 주문했다.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의 근본 원인이 임금 이중구조에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 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정국 운영 방안을 구상하면서 휴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 안팎에서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행직을 사퇴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 참모들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당대표 대행이 그만뒀는데 같은 급의 (대통령) 비서실장 정도는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광복절 사면도 윤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 중 하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기업인 사면에 대해서는 부정 여론이 높지 않아 부담이 덜하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기업인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정치인 사면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국민 대통합’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사면은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 섣부른 결정이 또다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변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을 숙고하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대부분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