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얀센 백신도 보스턴서 탄생…제약사·대학·병원 '밀집의 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를 가다
보스턴은 어떻게 세계 바이오 중심지로 성장했나
산업·학교·병원·벤처캐피털
바이오 클러스터 '4대 주체'
"4㎞내 몰려 있어 상승 작용"
매사추세츠종합병원·MIT가
생명과학분야 R&D 쏟아내면
제약사들이 연구 성과 사들여
학교·병원은 연구개발에 재투자
보스턴은 어떻게 세계 바이오 중심지로 성장했나
산업·학교·병원·벤처캐피털
바이오 클러스터 '4대 주체'
"4㎞내 몰려 있어 상승 작용"
매사추세츠종합병원·MIT가
생명과학분야 R&D 쏟아내면
제약사들이 연구 성과 사들여
학교·병원은 연구개발에 재투자
코로나19 팬데믹은 ‘미국 보스턴=글로벌 바이오산업 중심지’라는 공식을 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백신 두 개가 이 지역에서 나와서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의 본사가 보스턴 찰스강 북쪽 케임브리지에 있다. 존슨앤드존슨의 제약사업 자회사 얀센은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의대 연계 병원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BIDMC)과 ‘1회 접종 백신’을 함께 개발했다. 산(産)·학(學)·병(病)·자본(錢)이 집중돼 시너지를 일으킨 대표적 사례다.
하버드의대 연계병원 등 세계적 권위의 대형 병원도 보스턴에 집중돼 있다. 서울의 약 3분의 1 크기에 불과한 보스턴에 있는 대형병원은 20여 개에 이른다. ‘글로벌 톱3’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을 비롯해 다나파버 암센터, 브리검여성병원 등 세계적인 병원이 즐비하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은 하버드의대 연계 병원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대형 병원은 수만 명의 환자 진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신 연구를 쏟아낸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등 매스제너럴브리검(MGB) 산하 16개 병원과 의료기관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만 2700여 건이다. 의료 현장의 ‘니즈’를 신약 개발에 곧바로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스제너럴브리검이 기술 사업화를 통해 올리는 매출은 한 해 1억8000만달러(약 2300억원)에 이른다. 수익 대부분은 R&D에 재투자한다. 코번 CIO는 “전체 R&D 비용의 20%를 자체적인 기술 사업화 수익 등으로 충당한다”고 했다.
글로벌 제약사나 바이오텍이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무작정 기술이전을 해주는 건 아니다. 또 다른 하버드의대 연계 병원인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의 토드 울프 수석디렉터는 “기술을 넘겨받은 바이오텍이 실제로 개발을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지도 꼼꼼히 따진다”고 했다.
병원뿐만이 아니다. 대학과 부설 연구기관에서도 상업화를 염두에 둔 연구가 이뤄진다. ‘연구를 위한 연구’를 지양하고, 실용적 연구를 하자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도 MIT에서 시작한 바이오텍이다. MIT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포함해 작년 8740만달러(약 1142억원)의 기술이전 관련 매출을 올렸다.
하버드의대 수련병원인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에도 글로벌 제약사 출신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병원의 울프 수석디렉터는 “다양한 경험은 상대방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보스턴=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밀집 효과가 이끌어내는 상승 작용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힘은 ‘밀집 효과’에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 연구기관들이 건물 하나 건너에 있을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있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 언제든 대면 소통이 가능한 구조가 형성돼 있다. 모더나의 케임브리지 본사가 대표적이다. 모더나 본사가 있는 교차로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 하버드·매사추세츠공대(MIT)가 공동으로 세운 브로드연구소, MIT의 코흐 암 연구소, 맥거번 뇌 연구소가 시계방향으로 둘러싸고 있다. 모두 세계적인 바이오텍과 연구기관, 제약사들이다. 리자베스 리베일 머크(MSD) 부사장은 “반경 4㎞ 이내에 웬만한 글로벌 상위 제약사의 거점 사무소가 있어 수시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하버드의대 연계병원 등 세계적 권위의 대형 병원도 보스턴에 집중돼 있다. 서울의 약 3분의 1 크기에 불과한 보스턴에 있는 대형병원은 20여 개에 이른다. ‘글로벌 톱3’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을 비롯해 다나파버 암센터, 브리검여성병원 등 세계적인 병원이 즐비하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은 하버드의대 연계 병원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대형 병원은 수만 명의 환자 진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신 연구를 쏟아낸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등 매스제너럴브리검(MGB) 산하 16개 병원과 의료기관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만 2700여 건이다. 의료 현장의 ‘니즈’를 신약 개발에 곧바로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 사업화’ 대학·병원, R&D에 재투자
대형 병원과 대학에서 쏟아내는 기초과학 연구개발(R&D) 결과물은 보스턴에 있는 글로벌 제약사와 1000여 개 바이오텍으로 흘러들어간다. 따끈따끈한 R&D 성과물이 곧바로 신약 개발과 사업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보스턴 바이오 생태계의 출발점이 된다.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런던 등 다른 바이오 클러스터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크리스 코번 매스제너럴브리검 최고혁신책임자(CIO)는 “외부와 연간 4000건가량의 기술 협력이 이뤄진다”며 “지난해 275건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이어졌다”고 했다.매스제너럴브리검이 기술 사업화를 통해 올리는 매출은 한 해 1억8000만달러(약 2300억원)에 이른다. 수익 대부분은 R&D에 재투자한다. 코번 CIO는 “전체 R&D 비용의 20%를 자체적인 기술 사업화 수익 등으로 충당한다”고 했다.
글로벌 제약사나 바이오텍이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무작정 기술이전을 해주는 건 아니다. 또 다른 하버드의대 연계 병원인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의 토드 울프 수석디렉터는 “기술을 넘겨받은 바이오텍이 실제로 개발을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지도 꼼꼼히 따진다”고 했다.
병원뿐만이 아니다. 대학과 부설 연구기관에서도 상업화를 염두에 둔 연구가 이뤄진다. ‘연구를 위한 연구’를 지양하고, 실용적 연구를 하자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도 MIT에서 시작한 바이오텍이다. MIT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포함해 작년 8740만달러(약 1142억원)의 기술이전 관련 매출을 올렸다.
경계 없는 인력 이동
활발한 인력 이동도 보스턴의 경쟁력이다. 병원과 학교, 벤처캐피털, 바이오텍 간 인력 이동이 잦다. 분야별 니즈를 잘 아는 인력이 많다 보니 연구개발 협업과 기술 거래가 활발하고 성과도 많이 낸다. 존슨앤드존슨의 미주 동북부 지역 오픈이노베이션센터장은 하버드의대에서 기술 사업화를 총괄했던 인물이 맡고 있다.하버드의대 수련병원인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에도 글로벌 제약사 출신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병원의 울프 수석디렉터는 “다양한 경험은 상대방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보스턴=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