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무산·상임위 출석·압수수색·고교 해킹 커닝 등 잇단 시련
일부는 이 교육감과 무관…"구심점 확보 계기 마련해 비전·변화 보여줘야"
취임 한 달 혹독한 신고식 치른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7월 1일 취임 후 한 달 동안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 교육감은 통상 단체장이 취임하면 장밋빛 청사진을 즐비하게 내놓고 '꽃길 행보'를 걷는 것과 대조적으로 방학 중 무상급식 무산, 이와 관련한 광주시의회 상임위원회 출석, 경찰의 시 교육청 압수수색, 초유의 고등학생들 해킹 커닝 등으로 시련을 겪었다.

이 교육감은 자신의 정책 2호인 방학 중 무상급식을 야심 차게 추진했으나 전교조, 공무원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 광주 교사 노조뿐 아니라 광주 교총까지 반대하는 등 교육청 안팎에서 '우군'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무상급식이 사실상 무산된 이후에도 학교비정규직노조와 민주노총 등이 사실상 '반(反) 이정선 연대'를 구축해 시 교육청에서 집회하는 등 앞으로 이 교육감의 각종 정책 행보에 부담을 안게 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는 '허니문 기간'도 없이 이 교육감을 출석시켜 방학 중 무상급식이 시의회와 사전 협의 없이 졸속으로 치러졌다며 이 교육감을 질타하기도 했다.

교육감이 본회의가 아닌 상임위에 출석해 현안에 답변한 것은 이례적으로, 일부 시 교육청 직원들은 이 교육감에게 질의한 시의원에게 불쾌감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경찰은 지난달 22일 사립유치원을 공립으로 전환하는 사업과 관련해 시 교육청 행정예산과를 압수 수색을 해 직원들의 업무용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하면서 직원들을 긴장시켰다.

급기야 광주 대동고 2학년 학생 2명이 교무실에 침입해 교사들의 노트북을 해킹, 답안지를 빼돌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른 사실이 지난달 말에 알려지면서 교육계에 대한 불신과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이들 학생이 지난 1월부터 치밀하게 해킹을 준비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은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취임 한 달 동안 이처럼 '부정적인 현안들'이 도드라지자 이 교육감의 비전과 행보가 빛이 바래면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 교육감은 역동성이 떨어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그러나 일부 사건은 이 교육감과 무관한데도 이 교육감이 비난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동정론'도 있다.

시 교육청 사무관급 공무원은 1일 "이 교육감이 취임하자마자 지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현안들에 대해 곤욕을 치렀다"며 "구심력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해 자신의 비전과 철학, 조직의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