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잠실에서 두산이 준비한 이대호 은퇴투어 열려
이대호, 두산·롯데팬 100명 위한 사인회 열고 모자 선물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가 잠실구장 마운드 쪽으로 걸어가자 롯데 선수는 물론이고 두산 베어스 선수들도 이대호 근처로 모였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야구장을 찾은 롯데와 두산 팬들은 '이대호 응원가'를 함께 불렀다.

'구단별 이대호 은퇴 투어'의 첫 테마는 화합이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은퇴하는 이대호를 위해 9개 구단이 은퇴 투어를 시작했다.

'첫 주자'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2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벌인 프로야구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이대호 은퇴 투어'를 열었다.

이날 이대호는 오후 5시께 롯데 팬 50명, 두산 팬 50명 등 총 100명을 위한 사인회를 했다.

이대호는 팬들을 위해 사비로 모자 약 3천 개를 준비했다.

은퇴 투어 기간에 팬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오후 6시 10분부터 본격적인 이대호 은퇴 투어 행사가 시작됐다.

유창근 장내 아나운서가 "이대호 선수를 모십니다"라고 크게 외쳤고, 롯데와 두산 팬들 모두 박수로 이대호를 맞이했다.

이대호가 홈플레이트 근처로 나오자 전풍 두산 베어스 대표이사는 두산 퓨처스 시설이 있는 경기도 이천 특산품인 달항아리를 선물했다.

두산은 달항아리에 이대호의 좌우명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새겼다.

이대호는 답례로 사인 배트를 전풍 사장에게 전달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기념 액자를, 김태형 감독과 김재환은 꽃다발을 안겼다.

이어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 씨가 이대호에게 꽃다발을 주며, 다정한 눈길을 주고받았다.

두산이 준비한 이대호의 은퇴 투어는 두산과 롯데 팬들이 함께 부르는 '이대호 응원가' 속에 두산, 롯데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며 끝났다.

'두산 선수단, 팬과의 작별 의식'을 마친 이대호는 "첫 은퇴 투어를 준비해 준 두산에 감사드린다.

저를 위해 시간을 내주신 롯데 팬과 두산 팬들께도 감사하다"며 "이렇게 축하를 받고 떠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기억에 남는다.

발목을 다친 상태에서 진통제를 8알 정도 먹고 경기에 나섰다"며 "마지막 타석에서 고통을 참고 죽기 살기로 쳤는데 홈런(연장 10회 결승 3점포)이 나와 기분 좋게 부산으로 내려갔다.

수훈 선수 인터뷰 때도 어지러워서 머리가 빙빙 돌았던 기억이 있다"고 두산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대호는 '오래 쌓인 오해'도 풀고자 했다.

그는 "몇 년 전 오재원과의 사건이 있었다"고 운을 뗀 후 "오재원과는 워낙 친한 사이다.

우리 팀이 지고 있어서 우스운 모습을 보일 수 없었던 것이지 절대 상대 팀을 기분 나쁘게 하려고 한 행동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대호는 5년 전인 2017년 6월 23일 잠실 두산전이 끝난 뒤 오재원을 불러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8회초 이대호가 1루에서 2루로 뛸 때, 두산 2루수 오재원이 이대호를 태그한 장면을 두고 불만을 표했다.

이대호는 "오재원은 정말 착하고 좋은 동생"이라며 "그 장면을 보고 기분이 상하신 두산 팬들께 죄송하다.

떠나는 길이니, 오해를 풀고 예쁘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2022시즌은 이미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이대호가 그라운드에서 설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대호는 은퇴 투어 기간에 이렇게 '묵은 오해'들을 털어내고자 한다.

이대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타자다.

KBO와 각 구단은 2017년 이승엽에 이어 두 번째로 이대호를 위한 공식 은퇴 투어를 열기로 했다.

지난 16일 올스타전에서 KBO 주최로 이대호 은퇴 투어의 서막을 열었고, 28일 두산을 시작으로 구단별 은퇴 투어도 시작됐다.

다음 달 KIA 타이거즈는 13일(광주), NC 다이노스는 23일(창원), SSG 랜더스는 28일(인천), 키움 히어로즈는 31일(고척)에 이대호가 팬들과 작별할 시간을 준다.

9월에도 곳곳에서 이대호 은퇴 투어 행사가 열린다.

삼성은 8일(대구), kt wiz는 18일(수원), 한화 이글스는 20일(대전)에 일정을 잡았다.

LG 트윈스는 9개 구단 중 가장 마지막인 9월 22일에 이대호 은퇴 투어를 연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이대호의 첫 은퇴 투어를 맞아 4번 자리에 이대호의 이름을 써넣었다.

이대호가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건 5월 22일 잠실 두산전 이후 67일 만이다.

"오늘은 이대호의 날이다.

롯데 팬들에게도 매우 특별한 하루가 될 것"이라는 서튼 감독은 "이대호는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4번 타자다.

후반기에 다소 주춤하지만, 곧 타격감을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며 27일까지 타율 4위(0.328)에 오르는 등 여전히 최정상급 기량을 뽐내는 이대호를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