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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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제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한 지 사흘 만에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문제로 또 한 번 강하게 충돌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경찰국 설치에 반발하는 경찰을 강도 높게 비난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음모'로 규정하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與 "국민 생명·재산 볼모로 한 정치세력화, 합리화될 수 없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국 설치에 반발하는 경찰이 집단행동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볼모로 한 정치세력화는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고 했다.

권 대행은 "경찰은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무원으로, (집단행동은) 국민 혈세로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이라며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인사지원부서를 만든다고 장악 운운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누가 봐도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 규합일 뿐"이라고 했다.

권 대행은 "집단행동에 앞서 경찰은 제복과 양심에 손을 얹고 자문해야 한다. 그동안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였나, 권력의 지팡이였나"라면서 "경찰이 집단행동을 하는 사이 치안에는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으며, 경찰이 기대하는 권력을 무리 삼아 집단행동을 이어간다면 국민적 지탄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반드시 책임이 뒤따를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권 대행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끄집어내 "문재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친구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와 울산 경찰은 야당 소속 울산시장에 대해 기획 수사를 했다"며 "핵심 인물인 울산경찰청장은 여당인 민주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황운하 의원)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경찰은 권력의 경찰 통제, 경찰 장악이라고 비판하지 않았다 이번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 역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일이 없다"며 "이런 경찰이 새삼 정치적 중립을 찾는다고 수긍할 국민이 몇이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野 "尹, 경찰국 문제에 직접 올라탔다…정면으로 맞서 싸울 것"

민주당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에 대한 경찰청의 대기발령 조치를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음모'로 규정하면서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 문제에 직접 올라탔다고 본다"며 "회의 한 번 했다고 바로 현장 치안을 책임지는 서장을 해임하는 일이 가능한지, 아직 임명받지 않은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런 행위를 해도 되는지, 그런 권한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라며 이례적으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선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나서서 이 문제에 올라탔다"며 "김 실장이 올라탔다는 것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해석한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음모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며 "경찰 장악 관련 기구를 원내 태스크포스(TF) 수준에서 당 차원 기구로 격상해 확대 개편하고, 법률적 대응과 국회 내의 각종 현안 대응 등 다각적으로 경찰 장악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국을 설치해 경찰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철회하기를 바란다"며 "철회하지 않는다면 더 큰 국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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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경찰 반발에 "행안부·경찰청이 필요한 조치 잘할 것"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 대정부 질문 첫날인 이날은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를 다룬다.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뿐만 아니라 대북·안보 이슈, 대통령실 채용 논란 등을 두고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경찰들이 집단행동을 예고했다'는 질문을 받고 "행안부와 경찰청이 필요한 조치를 잘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대정부질문에 대해선 "대정부질문이라는 게 국회의원에게 답변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잘 납득하도록 잘 설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