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덕에 가입자 증가?…불붙은 넷플릭스 주가 바닥 논쟁 [강영연의 뉴욕오프닝]
넷플릭스는 어제 장 마감 후에 2분기 가입자 수가 97만명 감소했다는 내용의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분기에 예상했던 200만명을 크게 밑도는 것입니다. 동시에 3분기 가입자 수가 10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8.6% 증가한 79억7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넷플릭스는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4.6%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6.5% 늘었고요. 주당순이익(EPS)도 3.20달러로 전망치를 웃돌았습니다. 여기에 넷플릭스는 가입자와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 광고를 포함하는 멤버십을 내년 초 출시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가입자가 늘어나 미국과 유럽의 감소세를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것이 한국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이 인기를 끈데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7월 17일까지 2주간 가장 많이 본 비영어권 드라마 1위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 가입자 감소가 둔화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주가 바닥의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 6개월간 60% 이상 하락했습니다. 지난 4월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줄었다고 발표한 날에는 35% 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 장기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제 기존 예상보다 나아진 실적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먼저 웰스파고는 가입자 감소세가 다시 최고치를 경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대해 바닥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스티펠 역시 투자자들은 가입자 감소보다 회사의 성장궤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광고 수익을 내는 멤버십 도입, 비밀번호 공유에 대한 단속 등이 향후 주가의 단기적인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전문가들이 모두 넷플릭스에 긍정적인 것은 물론 아닙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넷플릭스의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넷플릭스가 성장하기 위해 투자는 줄이는 가운데 매출은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HSBC는 최근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주가 매력적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특히 셰브론에 대해서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지난 한 달간 셰브론이 에너지 종목 가운데서도 가장 최악의 성과를 보였는데요. 이런 조정으로 적정한 수준까지 밸류에이션이 낮아졌다는 설명입니다.

HSBC는 셰브론의 자사주 매입 정책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원유 가격에 대한 높은 레버리지가 강력한 현금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고든 그레이 연구원은 "셰브론은 배당도 잘 이뤄지고 있고, 자사주 매입도 좋은 흐름을 보이는 것에 비해 밸류에이션은 저평가돼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셰브론 주가는 다른 에너지주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 전 세계 원유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속에 올들어 23% 급등했습니다. 최근 원유가격 하락으로 조정받기도 했는데요. HSBC는 셰브론의 목표주가는 167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화요일 종가보다 15.5% 더 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